[프리즘]삼성 제조공장 이전과 협력사의 고민

삼성전자가 중국 톈진 휴대폰 공장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는 13일자 전자신문 보도가 큰 관심을 끌었다. 단순한 1개 공장 철수가 아니라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글로벌 생산 재편과 맞물린 내용이었기 때문에 국내 산업계뿐만 아니라 외신들도 크게 주목했다.

삼성 톈진 법인은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던 중국 휴대폰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글로벌 생산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 2001년에 설립됐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 지나면서 시장 상황이 달라진 만큼 삼성 전략 변화도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 불렸다. 그러나 지금은 인건비 상승 때문에 그 자리를 베트남이나 인도가 대신하고 있다.

삼성 톈진법인 전경(출처: TEDA 홈페이지)
삼성 톈진법인 전경(출처: TEDA 홈페이지)

제품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건비가 저렴하면서 노동력이 우수한 곳을 찾는 건 제조업에는 숙명과 같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제품을 기획하고 상품화해도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국경이 사라진 글로벌 경쟁 시대에 삼성전자의 제조 재편은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한편으로 큰 부담을 느끼는 곳이 있다. 바로 삼성전자에 부품을 대는 국내 중소 협력사들이다. 부품 채택 여부에 따라서도 희비가 갈리는 이들 기업에 생산기지 재편과 같은 중대 이슈는 더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자금과 인력 모두 부족할 수밖에 없다. “삼성에 발맞춰 베트남에 투자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이제는 인도까지 고민해야 한다”는 한 업체 관계자의 넋두리는 중소 협력사가 처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최근 삼성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하면서 협력사들은 가뜩이나 경영 압박을 받고 있다. 모두 삼성이 하루빨리 경쟁력을 회복해서 활력을 되찾길 갈망하고 있다. 삼성의 생산기지 재편에 국내 부품 업계가 외면받지 않고 지속해서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