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텐센트도 믿을 수 없다' 중국게임 시장 혼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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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텐센트도 믿을 수 없다' 중국게임 시장 혼돈 속으로...

중국 콘텐츠 시장 절대 강자로 군림했던 텐센트마저 규제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중국이 내자판호와 자국기업에까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전방위로 게임산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국내 게임산업이 최근 골머리를 앓은 '차이나리스크'가 더 커졌다.

텐센트는 13일 자체 게임플랫폼 위게임(WEGAME)에서 온라인게임 '몬스터헌터:월드' 서비스를 중단했다. 출시 5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텐센트는 홈페이지를 통해 “몬스터헌터:월드 게임 내용 일부가 정부 정책에 부합하지 않아 판매 중지 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서비스 재개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고 답했다.

텐센트는 100여만명에 달하는 게임 구매자에게 전액환불은 물론 30위안(약 5000원)상당 게임 상품권을 보상할 예정이다.

몬스터헌터:월드는 일본 캡콤 동명게임을 텐센트가 현지화한 것이다. 봉황망에 따르면 이 게임은 중국게임이 받을 수 있는 '내자판호'를 받았다. 내자판호를 받으면 수입게임에 내려지는 '외자판호'보다 제재가 덜하다는 것이 그동안 중국 내 보편적 인식이었다.

몬스터헌터:월드
<몬스터헌터:월드>
몬스터헌터:월드
<몬스터헌터:월드>

텐센트는 최근 2년간 밸브 '스팀'에 해당하는 자사 PC온라인플랫폼 '위게임'에 공들였다. 스팀은 중국 내 게이머들이 자국에 정식 출시되지 않은 글로벌 게임을 즐기는 우회 통로다.

몬스터헌터:월드는 위게임이 처음으로 서비스하는 대작 온라인게임이었다. 텐센트 입장에서는 글로벌 업체에 대항하는 국산 플랫폼 안착에 심혈을 기울인 셈인데 당국의 제재를 받은 것이다.

텐센트 몬스터헌터:월드 서비스 종료를 바라보는 관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내자판호를 받더라도 중국 내 콘텐츠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입게임을 제재하겠다는 중국 정부 의지로 해석하는 시각이 하나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텐센트 행보에 일종의 경고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계 게임사 관계자는 “텐센트 몬스터헌터:월드 서비스 중단은 현지에서도 상당히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중국 규제 당국이 자국 회사에도 더욱 촘촘한 잣대를 들이댈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라고 해석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4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판호를 담당하는 기관은 기존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에서 선전부로 바뀌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15일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내 게임 판호 발급이 모두 중단됐다”면서 “중국 관료들이 정부 구조개편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하거나 논란이 될 수 있는 새로운 결정'을 내리는 것을 꺼리는 것이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4월 '일대일로(一帶一路) 한중문화콘텐츠 교류 민간 사절단' 일원으로 중국을 방문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와 만난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한·중 관계가 특별히 악화되지 않았음에도 판호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는 것은 중국 공산당 조직 개편 문제가 아직 말끔하게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게임 판호 재개 더 불투명 “새 시장 찾아야”

중국 수출 재개를 기다려 온 한국 게임업계는 난감하다. 중국은 한반도 사드배치가 결정된 후 지난해 3월부터 1년 넘게 한국게임에 신규 판호를 내주지 않았다. '리니지2레볼루션' 등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은 중국 수출길이 막히며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기업은 중국 수출길이 막힌 1년 동안 우회 진출로를 만들었다. 자사 지식재산권(IP)을 중국 업체에 제공하거나 현지 조인트벤처(JB)를 통해 내자판호를 받으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한국기업이 우회로를 뚫는 가장 큰 도움을 준 파트너가 텐센트였다.

텐센트는 한국 게임 신규 판호가 중단된 상태에서도 협력을 이어갔다. 8월에는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펍지 모회사 블루홀 주식을 약 10% 취득했다. 지난해에는 배틀그라운드 IP를 획득, 모바일게임을 직접 제작해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텐센트가 몬스터헌터:월드 서비스를 중단한 직후 넷마블 등 주요 게임사 주가는 하락했다.

한 게임 대기업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중국 내 한국 판호 제재가 풀릴 것이란 기대가 컸다”면서 “텐센트가 게임에 손을 대 내자판호로 출시하는 방안까지 다각도로 검토했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게임학회장)는 “판호 정책을 관리하는 선전부는 중국 정부 이데올로기를 총괄하는 부서”라면서 “중국이 게임 등 콘텐츠를 단순히 산업으로 보지 않고 국가 문화에 영향을 끼치는 매체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 교수는 “이번에 문제가 된 몬스터헌터:월드 서비스 중지도 결국 일본 콘텐츠라는 점을 감안해 내린 결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 교수는 중국과 무역전쟁 중인 미국에 편승해 중국 시장을 압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작은 기업은 한국적 색채를 지우고 중국 진출을 시도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그는 “정부 차원에서 미국과 공조해 IP나 저작권 분야에서 중국을 계속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업체는 중국 내 파트너와 협조해 내자판호에 지속적으로 도전하면 대기업 수출 공백에서 오히려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표1>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주요 한국게임, 출처: 각 사

표2> 한국게임 수출 지역 비중, 2017 게임백서

[이슈분석] '텐센트도 믿을 수 없다' 중국게임 시장 혼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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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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