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활용 고도화나선 금투업계........RA-챗봇 넘어 데이터 활용 추가 수익 창출

금융투자업계 빅데이터 활용이 고도화하고 있다. 단순 로보어드바이저(RA) 알고리즘에 적용을 넘어 금융투자업계 각 분야에서 추출한 금융데이터를 활용, 추가 수익 모델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에 한창이다.

빅데이터 활용 고도화나선 금투업계........RA-챗봇 넘어 데이터 활용 추가 수익 창출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네이버와 공동으로 빅데이터 알고리즘 페스티벌을 진행하고 있다.

주가예측, 주식 종목에 대한 군집분석, 금융 소셜데이터와 텍스트 마이닝 등 금융분야 데이터 분석을 비롯 네이버의 인공지능(AI) 스피커 클로바(Clova)에 적용할 음성분야 금융서비스 개발 등 다양한 분야를 공모하고 있다. 시황에 대한 예측과 분석결과를 자동으로 제공하는 챗봇 서비스도 포함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단순히 주가 예측이나 종목 분석 같은 기존 금융투자업계의 빅데이터 활용 방식을 넘어 고객 패턴 등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추가 서비스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당장 성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 신규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가 빅데이터에 주목한 이유는 금융과 정보기술(IT)의 새로운 결합 모델을 찾기 위해서다. 네이버와 협업을 택한 이유도 사업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금융과 IT 분야에 모두 재능을 가진 융합 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미래에셋대우가 페스티벌을 실시하는 이유 중 하나다. 실제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첫 페스티벌 이후 지속적으로 금융 빅데이터에 대한 교육을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금융 분야 디지털라이제이션에 산업의 미래가 달려 있다”며 “국내 최대 금융투자회사로서 국내 금융데이터 산업 발전을 지원하고 우수 인재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빅데이터 분석 전문 자회사 데이터애널리스틱랩을 설립해 빅데이터 고도화에 나섰다. 금융업권 최초로 내부 전담 조직이 아닌 별도 자회사를 출범했다. 단순히 자본시장 내부에서 주가예측, 주식 종목 분석을 수행하는 것을 넘어 금융권 전반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전방위로 수행하기 위해서다.

데이터애널리스틱랩 관계자는 “증권사 내부 조직으로는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이를 통한 수익성을 창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해외주식을 비롯해 국내 자본시장에 부족한 금융데이터를 분석·가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프리미엄 보고서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 기관이나 국제기구가 공식 발표하지 않는 대체데이터를 포괄 분석·가공해 보다 정교한 보고서를 도출하는 것이 목표다. 기존 보고서와는 달리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유료 서비스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투자업계가 빅데이터 고도화에 나선 것은 앞서 시도한 로보어드바이저(RA), 챗봇 등이 기대 이상 성과를 거둔 것이 크게 작용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처음 자본시장에 RA가 도입될 당시만 해도 시장에 연착륙할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지만 RA 도입을 계기로 금융데이터 분석을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며 “앞서 준비한 인프라를 통해 추가 수익 창출도 가능하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고 전했다.

최근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도 빅데이터 활용에 영향을 주고 있다. 마이데이터 산업이 도입되면 증권사뿐만 아니라 모든 금융권은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방식으로 금융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 모든 금융정보를 API형태로 제공하는 만큼 양질의 금융데이터를 선제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간 빅데이터 활용이 스타트업도 얼마든지 시도할 수 있는 초기 단계였다면 앞으로는 양질의 데이터를 누가 더 많이 보유했느냐가 승기를 가르게 될 것”이라며 “어디서나 얻을 수 있는 데이터가 아니라 즉시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는 가공된 데이터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