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를 위한 대입개편... 개혁은 사라지고 갈등 골만 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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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교육정책 로드맵에 적신호가 켜졌다. 2022학년도 대입 개편이 1년 유예에도 수험생 1% 정도에나 영향을 끼치는 소폭에 그쳤다. 교육부와 국가교육회의가 1년간 책임을 미루는 사이 정책 추진을 놓고 갈등만 키웠다.

19일 교육부에 따르면 2022학년도 대입 수능 정시 확대로 정책을 바꿔야 하는 대학은 35개 대학이다. 수능 전형 30% 미만과 학생부 교과전형 30% 미만 대학이 정부 재정지원을 받으려면 이를 30%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교육부는 지난 17일 수능위주 전형 비율 30% 이상 등을 담은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 및 고교교육 혁신방향'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35개 대학이 수능전형 비율을 30%로 높이면 수험생 5354명이 추가로 수능 전형 입학한다. 2022년 입학정원 41만여명, 대입시험 인원은 32만8000여명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정원 기준 1.2%, 수험생 기준 1.6% 정도가 해당된다.

예술·종교 대학이나 포항공대 등 특정 분야 중심 대학을 제외하면 20개 이내로 줄어든다. 이들 대학은 특정 과목이나 적성을 위주로 수험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학생부 종합전형을 선호한다. 이들을 제외한 수도권 일반대학은 수능 비중이 낮아도 대부분 20% 후반대에 포진돼 영향이 미미하다.

문재인 정부 교육 분야 핵심 국정과제인 수능 절대평가와 고교학점제는 임기 내 도입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됐다. 중장기 도입 여부도 불투명하다.

공론화 과정에서 시민참여단이 수능 절대평가 중장기 도입을 준비해야 한다고 권고했으나 이번 방안에서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절대평가를 하기 위해 필요한 요건을 앞으로 국가교육회의, 교육부가 함께 협의하면서 논의하려 한다”고 말했다.

고교학점제는 10년 후로 미뤄졌다. 전면도입을 약속했던 2022년에는 부분도입을, 전면시행은 2025년 고1부터다. 대입까지 이어지는 것은 2028학년도다. 개혁 의지가 강한 정부 임기 초에도 미뤄진 고교학점제가 10년 후 도입될 지는 미지수다.

큰 변화가 없는데도 사회 계층 간 갈등은 커졌다.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실시한 공론화는 극단적 의제 선택으로 인해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심지어 교육부가 30%라는 숫자를 선택해 현행 유지와 비슷한 체계가 됐다. 공론화에서 가장 적은 지지를 받은 '현행유지'를 선택한 꼴이 됐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30% 이상 수능 전형 확대를 지지한 시민참여단 의견이 68% 이상이었다”면서 “공론화 결과와 국가교육회의 권고안을 모두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수의 지지를 받는 결론을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각 계층 주장은 더욱 강해졌다. 교육부가 여론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탓에 '목소리가 크면 된다'는 분위기까지 확산됐다.

중상위권이 주로 해당되는 변화 탓에 경쟁은 심화됐다는 지적도 있다. EBS 연계율이 줄어들면서 수능 위주 사교육 의존도도 커질 전망이다.

전교조는 대입개편안 발표 이후 성명을 통해 “수능 준비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인식되는 자사고와 외고 인기가 다시 높아지면서 특권학교를 유지하거나 확대하라는 요구가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수능 영향력이 강화되면 다시 수능 문제풀이 수업이 확대되면서 교수-학습 혁신은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입 개편이 고교학점제 도입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전교조는 “고교학점제는 학생 선택권 확대를 기반으로 하는 것인데, 정시수능전형이 확대되면 학생 선택권은 제약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론화 과정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한국교총은 “교육부가 책임지고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을 숙려와 공론화로 사실상 떠넘겨 '결정장애'라는 오명을 받았다”면서 “운영과정 미숙을 고려하더라도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결과를 도출한 것은 공론 제도 자체 실효성에 의문을 던지게 한다”고 주장했다.

김상곤 부총리가 지난 17일 서울정부청사에서 대입 개편방안과 고교교육혁신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김상곤 부총리가 지난 17일 서울정부청사에서 대입 개편방안과 고교교육혁신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수능 전형 30% 미만과 학생부 교과 전형 30% 미만 대학>

1.2%를 위한 대입개편... 개혁은 사라지고 갈등 골만 깊어져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