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지자체 공공데이터 개방 5년... 활용성 제고 숙제

공공데이터 활용(게티이미지뱅크)
공공데이터 활용(게티이미지뱅크)

개방형 혁신과 맞물려 공공데이터 개방이 확산 일로다. 공공데이터 개방은 접하기 어려웠던 정보 접근성 확대 차원을 넘어 지역에서 국가 전체까지 교통, 환경, 교육, 보안 등 공공분야 서비스에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2013년 '공공데이터 제공 및 이용활성화에 관한 법' 제정과 시행을 기점으로 중앙 정부와 지자체는 공공데이터 개방을 확산하고 있다. 정책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민간에 새로운 창업 기회를 제공하려는 목적이다.

정부는 고수요·고가치·대용량의 36대 주요 데이터를 선정, 국가 중점개방 데이터로 개방하고, 서울시를 비롯해 17개 광역지자체는 이에 발맞춰 각각 수백여 개에서 수천여개의 공공데이터를 발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개방한 공공데이터에서 지자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의외로 크다.

행정안전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운영 관리하는 '공공데이터 포털(https://data.go.kr)'에 올라 있는 2만5000여개 개방 데이터 가운데 지자체 데이터가 70% 이상을 차지한다.

2018년 7월 기준 17개 광역시도가 개방한 공공데이터는 총 1만7700여개(데이터셋)로 데이터셋이 하나 이상의 문서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체 데이터 수는 이보다 훨씬 많다.

2014년부터 서울시를 시작으로 전국 17개 지자체는 매년 평균 3000여개 데이터를 '공공데이터포털(https://data.go.kr)'과 자체 개방포털,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서울, 경기, 부산 등 12개 지자체는 자체 개방포털을 개설, 공공데이터포털과 연동 운영하고 있으며 5개 지자체는 공공데이터포털에 바로 올리거나 자체 홈페이지에서 제공한다.

공공데이터 개방과 연동해 최근 부산시가 개설한 빅데이터 포털 메인 화면.
공공데이터 개방과 연동해 최근 부산시가 개설한 빅데이터 포털 메인 화면.

◇ 인기 데이터 인구, 교통, 대기질

지자체 개방 공공데이터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항목은 '인구통계'다.

인구통계 정보는 각 지자체 개방포털에서 부산, 세종, 제주 3개 지역의 조회수 1위에 올랐다. 대전과 경남에선 2위에 랭크됐다. 서울시가 공공데이터 개방과 별도로 제공하는 통계 서비스에서도 인구통계는 압도적으로 많은 조회수를 보였다.

공공데이터포털 인기 톱10 데이터 가운데 1위와 2위도 각각 1만1000건과 5500건 이상의 조회수를 올린 '제주 유동인구 현황(관광객)'과 '제주 유동인구 현황(주민)'으로 집계됐다. 1, 2위를 포함해 인천 인구와 세대, 부산 인구, 대구 인구 등이 톱10 안에 포함됐다.

이어 '교통정보'와 '대기질 정보'의 인기가 높았다.

서울시 조회수 순위 1~5위는 지하철 실시간 도착과 위치, 실시간 대기질, 미세먼지·초미세먼지 예경보 현황 등 교통과 대기질 데이터가 차지했고, 다른 데이터 조회수를 압도했다. 20여개 세부 데이터로 나뉘어 제공되는 '서울 미세먼지 예경보 현황'은 조회수 2만2000건에 달했다.

부산시도 1위 인구통계에 이어 도시철도 이용, 교통카드 보급 등 교통정보가 상위다. 대기질 정보는 강원에서 1위, 대구와 광주에서 5위를 기록했다.

CCTV 설치 현황과 무료 와이파이 정보도 인기 데이터다. CCTV는 경기와 울산에서 1위, 무료 와이파이는 경기 2위, 울산 3위, 전북 5위에 올라 인기 데이터 상위권에 포함됐다.

주차장, 의료기관, 어린이집 등 생활정보 데이터가 지역별 1위 인기 데이터에 이름을 올렸다. 광주는 의료기관, 전북은 어린이집, 대구는 맛집, 대전은 둘레산길이 조회수 1위다. 경북은 사료제조업체, 경남은 공무원 합격자다.

공공데이터 개방이 늘면서 이색 데이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구는 친철음식점 정보가 인기순위 4위에 올랐다. 경남은 도내 시험 합격자 리스트, 전북은 난임부부 지원사업 데이터를 제공한다.

광주는 미분양 아파트 실태 조사가 조회 순위 상위에 올랐고, 경기는 공중화장질 개수와 위치, 지식산업센터 운영 현황을 제공하고 있다.

◇ 인기 데이터=지역 관심사

지자체 인기 데이터는 지역 관심사를 반영하고 있다.

인구밀집 지역인 서울과 부산은 인구통계 정보를 제외하면 교통과 대기환경 관련 데이터가 조회수 상위를 차지했다.

대구는 1위 맛집정보에 이어 음식점, 주요 관광지, 숙박시설 등 문화관광 정보, 울산은 CCTV 설치 확대와 맞물려 CCTV 현황이 높은 조회수를 나타냈다.

세종시는 신도시 특성을 반영해 버스노선, 아파트 입주계획, 주차장, 병의원 등 다수 생활 인프라 데이터가 조회수 상위에 올랐다.

제주는 관광 빅데이터, 유동 관광객, 길찾기, 상품권 가맹점 등 관광 데이터에 관심이 집중됐다.

전북은 어린이집, 휴일 약국, 어린이보호구역 등 보건 및 아동보호 데이터 조회가 많았다.

지역산업 침체 상황과 맞물려 부산과 울산을 비롯한 6개 지자체에는 산업단지 입주기업을 포함한 기업정보 데이터가 조회수 상위 리스트에 포함돼 있었다.

반면 대전의 경우 특정 데이터에 쏠림 없이 인구통계에서 산책로, 자동차 등록과 물가 정보, 주택과 상수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른 조회수를 보였다.

광역도의 인기 데이터는 광역시와 달리 분포도가 넓고 지역색도 강해 인기 데이터로 지역 관심사를 추출하기 어려웠다.

서울 지하철 운행 이미지
서울 지하철 운행 이미지

◇ 데이터는 증가, 활용성은 저조

지자체마다 다양한 분야에서 공공데이터를 발굴, 개방을 확대하고 있지만 창업을 비롯한 비즈니스 활용도는 미미한 수준이다.

지자체별 자체 개방 포털에 게시된 공식 활용 사례는 총 567건으로 전체 개방 데이터 대비 3.2%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441건은 서울시 공공데이터 활용 사례로 서울에 집중됐다.

경기도 활용사례 68건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지자체가 10건 안팎에 그쳤다.

국가 공공데이터포털과 비교하면 저조한 활용성이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공공데이터포털에 게시된 활용사례는 총 1875건으로 전체 개방 데이터 대비 10% 수준이다.

이에 대해 지자체 공공데이터 담당자들은 “국가 전체 통계가 아닌 특정 지역에 국한된 데이터이기 때문에 개발자나 소비자의 수요가 적을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데이터 응용 확대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활용 사례도 대부분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치우쳤고, 이외에 사례도 인포그래픽 제작, 데이터 시각화 등 비즈니스라기보다는 단순 응용에 그쳤다.

서울시 활용 사례 441건 가운데 앱 개발이 196개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인포그래픽 95건, 시각화 93건, 웹사이트 45건, LOD(링크드 오픈 데이터) 6건, 기타(활용 공모전 등) 34건 순으로 집계됐다.

경기도 68건은 앱 개발 34개, 인포그래픽 26개, 웹사이트 6개, 기타 2개 순이다.


표1<17개 광역지자체 공공데이터 개방 현황>

*17개 지자체 자체 공공데이터포털 집계

표2<17개 광역지자체 조회수 1위 공공데이터>

표3<공공데이터포털 제공 자치행정기관 개방 인기 데이터>

*공공데이터포털(http://data.go.kr)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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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