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SW 플레시온, 日 중견 SI기업과 3년여 법정다툼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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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CS 서비스 비즈니스 흐름도
<HICS 서비스 비즈니스 흐름도>

국내 중소 SW 기업이 일본 1부 상장사이자 중견 시스템통합(SI) 기업 자스트(JAST)사를 대상으로 벌인 3년여간 긴 법정 싸움에서 승소했다. 일본 중견 기업 갑질에 당당히 맞서 현지에서 부당함을 입증하고 국산 SW 자존심을 세웠다.

그 주인공은 바로 리포팅툴 솔루션 전문 기업 클립소프트가 해외 시장 진출 강화를 목표로 투자한 계열사 플레시온이다. 플레시온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보험청구진료비심사시스템(HICS)을 개발한 업체로 세계 시장에서 의료용 SW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HICS 전문업체 플레시온(대표 심상익)은 2015년 11월 일본 오사카 지방법원에 제출한 일본 중견 SI 기업 자스트에 대한 미지급금(HICS 활용 매출액 대비 러닝 로열티) 청구 소송 판결에서 승소했다고 20일 밝혔다.

양사 분쟁은 2014년 11월 일본 자스트사 측이 계약조건을 무시하고 러닝 로열티 지급을 전면 중단한 채 심사 건당 로열티를 기존 0.8엔(80원)에서 0.1엔(10원)으로 터무니없이 낮게 인하해 줄 것을 일방적으로 요구했고 플레시온이 이를 거절하면서 시작됐다.

일본 판매 독점권을 손에 쥔 자스트사가 우리나라 중소 SW기업을 대상으로 갑질을 한 셈이다. 장기간 돈줄을 틀어막으면 플레시온은 유동성 부족을 겪게 되고 자스트사 뜻대로 움직일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이번 승소 의미는 대기업 SI 회사들도 시장 진입이 힘든 일본 업무용 SW 시장에서 성공적인 안착을 대내외에 과시했다는 점이다. 특히, 국내 SW 기업들이 일본 진출 시 겪을 수도 있는 유사 분쟁 상황에 길잡이가 될 수 있는 모범사례를 보여주는 동시에 우리나라 SW 업계 자존심을 세워준 이정표로 볼 수 있다.

일본 오사카 지방법원은 1심 판결문에서 미지급금 1억 4500만 엔(14억 7000만 원) 전액 지급 △청구일 기준 미지급금에 대한 연리 6% 이자 지급 △원고(플레시온) 소송비용 전액 부담 △가집행 명령 등을 피고인 자스트 측에 내렸다.

이번 1차 청구 금액은 2014년 11월~2017년 2월 자스트사가 지급했어야 하는 미지급금이다. 플레시온은 2017년 3월~ 2018년 8월 받아야 할 2차 미지급금(약 15억 원)을 1차 청구액에 덧붙여 이자와 함께 다음 주 말까지 추가 청구할 예정이다.

플레시온은 2009년 10월부터 자스트사로부터 일본 버전 HICS 개발과 시범 운영 실시를 위해 약 30억 원을 이미 수령했다. 2022년 3월까지 자스트사의 HICS 서비스 매출에서 의료보험청구서 1건당 심사수수료 0.8엔(80원) 러닝 로열티를 플레시온에 매월 지급하는 조건으로 최종 계약하고 2012년 4월부터 일본 내 의료보험 전문심사기업과 의료보험조합을 대상으로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자스트사는 플레시온의 HICS를 활용한 의료보험심사관련 사업부를 별도 신설했고, 회사 성장 비전을 이 부문에 둔 모습을 보일 정도로 적극적인 IR과 함께 의료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따라서 자스트는플레시온과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다면 계약 만료 기한인 2022년 3월까지 눈덩이처럼 증가하는 관련 매출과 함께 추가로 지급해야 할 러닝 로열티는 기존 청구액 보다 상당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HICS는 일본을 비롯한 해외 의료보험심사업무에 최적화한 시스템이다. 수작업으로 진행해오던 기존 심사방식을 자동화해 일본 내 17만여 곳 의료기관과 기타 해외 국가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각종 편법, 부당청구 등을 자동으로 걸러주는 기술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SW이다.

일본은 연간 의료보험료가 우리나라 한 해 전체 예산과 맞먹는 약 40조엔(400조 원) 이상이 소요된다. 의료보험청구건수는 연간 약 24억건 이상에 달하고 허위 부당 청구에 의한 손실이 매년 최소 8조엔(80조원)에서 12조엔(120조원)에 달하지만 뚜렷한 해법이 없어 이를 수작업(목시작업)으로 가려내는 실정이다.

플레시온 심상익 대표는 “3년 넘게 끌어온 일본 자스트와 분쟁으로 기업 경영이 힘들었지만 클립소프트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무난하게 달려왔다”면서 “일본 법정 싸움에서 플레시온이 완승한 만큼 일본 현지 의료보험청구서 심사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선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일본 최대 요양시설 기업 니치이학관그룹과 의료보험 청구 심사기업 NSS, JMN 등 현재까지 계약한 일본 내 3개 고객사가 자스트사와의 법적 문제로 다소 소극적 행보를 보여왔지만 이번 승소를 계기로 HICS 마케팅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기대했다.

클립소프트 김양수 대표는 “자스트사와의 법적 분쟁이 중소기업이 감내하기 힘든 과정이었지만 역으로 일본시장에서 플레시온의 HICS 가치와 기술력을 제대로 입증한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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