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트럼프 충복' 코언, 유죄 인정하고 감형선택…트럼프 타격 예상

(왼쪽부터)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마이클 코언 변호사
(왼쪽부터)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마이클 코언 변호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랜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성관계 추문과 관련한 '입막음 돈' 지급 등에 대한 유죄를 인정하고 감형을 받는 '플리바게닝'을 선택했다.

코언은 이날 뉴욕 연방법원에 출석해 선거자금법, 금융사기, 탈세 등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그 대신 46~63개월 형으로 받기로 검찰과 합의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AP통신은 특히 코언이 '입막음 돈' 지급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을 거명하진 않았으나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조율해서 이뤄졌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코언은 앞으로 검찰수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으로 보여, 트럼프 대통령에게 적잖은 정치적 부담을 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코언이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법적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언은 2006년 트럼프와 첫 인연을 맺은 뒤 사업 파트너이자 법률 및 정치고문 역할을 한 '막후 실세' 겸 '충복'이었다.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 측과의 접촉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인 포르노 배우 스테파니 클리포드(예명 스토미 대니얼스), '플레이보이' 표지모델 캐런 맥두걸과의 성관계 추문을 둘러싼 열쇠를 쥔 핵심인물이다.

그는 대선 당시 과거 트럼프와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한 클리포드의 입막음을 위해 13만 달러를 지급한 사실이 밝혀져 코너에 몰렸다.

코언은 개인 돈으로 준 것이라고 했지만, 연방검찰은 돈의 출처가 러시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선거자금법 위반 혐의로 그를 수사했다.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4월 그의 뉴욕 사무실과 호텔 방을 급습해 상자 10개 분량의 문건과 컴퓨터 드라이브 등 자료를 싹쓸이해 검찰에 넘겼다.

뉴욕 검찰은 이 자료를 토대로 코언이 과거 뉴욕 택시 사업 당시에 담보물 가치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약 2000만 달러(220억 원)를 부당 대출받은 것을 밝혀냈다.

코언은 '개인 비리'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검찰에 협조하고 감형을 받는 쪽으로 서서히 마음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에는 트위터 계정 프로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이라는 문구를 삭제했고, ABC방송 인터뷰에서는 “(트럼프가 아니라) 아내와 딸, 아들이 내가 가장 충실해야 할 대상”이라며 “나는 가족과 국가를 최우선에 둔다”라고 말했다.

또 같은 달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과 코언이 2016년 9월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인 캐런 맥두걸에게 성관계 입막음용 돈을 주는 문제를 논의하는 내용의 녹음테이프를 공개했다. 이 테이프는 코언의 변호사를 통해 CNN에 넘겨진 것으로 드러나 코언이 '트럼프 저격수'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두 사람의 대화는 뉴욕 맨해튼 트럼프 타워 내 트럼프 집무실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확인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돈을 건네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어떤 변호사가 의뢰인을 녹음하느냐”며 “너무 개탄스럽다”라며 코언을 비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