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 환자, 절반 담배 못 끊는다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김원석, 백남종 교수, 순환기내과 박진주 교수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김원석, 백남종 교수, 순환기내과 박진주 교수

심근경색 환자 절반 가까이 치료 후에도 담배를 끊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담배가 심장질환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흡연으로 인한 사망률 증가로 이어졌다.

분당서울대병원(원장 전상훈)은 재활의학과 김원석, 백남종 교수와 박진주 순환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흡연 등 부정적 생활습관이 심근경색 치료 후 사망위험률, 재치료율을 증가시킨다고 22일 밝혔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전달하는 관상동맥에 혈전이 생겨 혈관이 좁아지거나 예고 없이 막힌다. 심장으로 영양공급이 줄어 심장 근육이 죽는다. 사망률은 30%에 달한다. 2015년 기준 암에 이어 사망원인 2위를 기록했다.

치료는 막힌 혈관을 넓혀주는 관상동맥시술을 시행한다. 혈관에 생긴 병이 심할 경우 팔, 다리 혈관을 관상동맥 옆에 이식하는 관상동맥우회술을 시행한다. 재발과 조기 사망을 막기 위해 2차 예방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심근경색 발병 후 건강형태 변화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파악하고, 사망률과 재치료율에 미치는 연관성을 파악했다.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분석해 심근경색으로 관상동맥시술,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환자 1만3452명 대상 건강형태 변화를 추적·관찰했다.

심근경색 발병 전 흡연했던 환자 4180명 중 절반에 가까운 44%(1856명)가 여전히 담배를 피웠다. 신체활동이 부족했던 환자 9747명 중 89%(8672명) 역시 여전히 신체활동이 부족한 상태를 유지했다. 발병 전 신체활동이 활발했던 3705명 중 37.2%(1379명)가 발병 후 비활동적으로 변했다.

약 4년 동안 사망한 환자 비율을 분석한 결과 발병 전후 모두 금연한 그룹과 비교해 흡연한 그룹은 사망위험이 약 1.6배 높았다. 발병 후 흡연을 시작한 그룹은 약 1.8배 증가했다. 발병 전후 모두 활동량이 부족한 그룹과 비교해 치료 전후 지속적으로 활동량을 유지한 경우 사망위험이 약 37% 감소했다. 이전에는 활동량이 부족했지만 발병 후 활동량을 증가하면 사망위험이 약 32% 줄었다. 활동량을 증가한 그룹에서 심근경색 치료를 다시 받는 재개통술 시행률도 약 24% 감소했다.

박진주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근경색으로 치료를 받은 후에도 담배를 멀리하고 충분한 운동량을 유지하는 등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교정과 유지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일본순환기학회 학회지 '서큐레이션 저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