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메르켈, '美와 분리된 국제결제망 사용해야' 외무 주장에 동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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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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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럽이 미국과 분리된 국제 금융 결제망을 사용해야 한다는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의 주장에 공감대를 표시했다.

메르켈 총리는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란과의 거래에서 문제를 겪고 있다"면서 마스 장관의 입장이 자신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럽은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스 장관은 전날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유럽통화기금(EMF)과 독립적 스위프트(SWIFT) 시스템을 만들어 유럽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한 뒤 이란과 거래하는 유럽 기업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적용하기로 하자, 유럽 기업을 보호하고 이란 핵 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을 압박한 것이다.

EMF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의 경제 위기 때 자금을 수혈하는 유럽판 국제통화기금(IMF)이다. 스위프트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로, 1973년 유럽과 북미의 240여 개 금융회사가 회원사 간 결제업무를 위해 만든 것이다. 이 국제 결제 망에는 현재 1만1000여개 금융회사와 중앙은행, 기업 등이 가입해있다.

메르켈 총리는 마스 장관 입장이 내각 차원에서 조정된 것이 아니라 개인 의견이라고 말했다.

또 총리는 "우리는 안보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독일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라는 것으로, 미국 측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오는 11월 이란과의 금융 거래를 차단하고, 이란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2단계 제재에 나선다. 국제 결제시스템 망인 스위프트에서 이란을 배제해 이란의 국제 금융 거래를 막겠다는 것이 미국의 구상이다.

미국은 이란과 거래하는 유럽 기업들을 제재 예외 대상으로 해달라는 EU 요구를 거부했다. 현재 이란과 거래해온 유럽의 주요 다국적 기업들은 대부분 거래를 중단한 상황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