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클린'하던 디젤차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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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클린'하던 디젤차 수난시대

자동차 엔진을 평가할 때 등장하는 주요 지표가 있다. 배기량, 출력, 회전력(토크), 연비, 탄소배출량, 배기가스 배출량 등. 지표의 높고 낮음에 따라 엔진 성능을 평가한다. 출력과 연비, 배기가스 배출량 등은 상충 관계에 있다. 모든 항목을 충족시키는 좋은 엔진이란 사실상 없는 셈이다.

2000년대 후반 폭스바겐, BMW를 비롯한 유럽 자동차 업체는 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자동차를 세상에 내놓았다. 바로 '클린디젤' 차량이다. '보쉬(BOSCH)' 디젤엔진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클린디젤 차량은 힘 좋고 연비까지 높았다. 디젤엔진 단점인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배출량도 적다. 2013년 배기가스 규제가 기존보다 두 배 이상 강화된 '유로6'로 강화되면서 친환경 면에서 각광받았다.

2015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가 터지면서 클린디젤의 이면은 한 꺼풀 벗겨졌다. 연비, 출력, 탄소 배출 등 모든 조건을 충족시킨 수치가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다. 세계 각국은 디젤차 전수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대부분이 실제로는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국내 20개 업체 가운데 BMW만이 탄소,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을 충족시켰다. 당시 BMW는 자부심에 취해서 기술력을 알리느라 바빴다.

3년이 지난 지금 BMW 차량은 하루가 멀다 하고 화재 사고를 일으키고 있다. 연비를 유지하면서 질소산화물 배출을 대폭 낮춰 준다고 자랑하던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다만 설계상 문제인지 제작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BMW 디젤 차량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디젤차는 이 같은 대형 사건을 잇달아 발생시키면서 시장에서도 외면 받고 있다. 현대차는 그랜저, i30 등 일부 승용 디젤 차량을 단종시켰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디젤 점유율은 매년 떨어지고 친환경차 점유율이 점차 올라가고 있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BMW 디젤차 거래가 거의 끊겼다.

사실 디젤차는 다른 장점이 많다. 유류비가 저렴하고, 가솔린보다 연비가 좋다. 친환경 부문을 보완한다면 여전히 활용 가치는 높다. 자동차 업체의 정직한 연구개발(R&D)이 필요하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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