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오르지 못할 나무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 국립공원관리공단,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등 4개 기관에는 기관장을 포함해 19개 등기임원 자리가 있다. 세 자리가 공석인 가운데 환경부 공무원이 7개, 시민단체 출신이 3개, 정치권 인사가 3개 자리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세 자리만 해당 산하 기관 출신 내부 인사가 승진해서 맡고 있다.

수도권매립지 전경.
수도권매립지 전경.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와 환경산업기술원은 내부 출신 등기임원이 전무하다. 각각 4명, 3명이 있지만 단 한 명도 내부에서 배출되지 않았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임원 가운데 이사장을 포함해 두 명이 환경단체 출신, 한 명은 시민단체와 청와대 등을 오간 인물이다. 나머지 한 자리는 환경부 공무원 출신이다.

환경산업기술원은 세 자리 가운데 두 자리를 환경부 공무원 출신에게 내줬다. 나머지 한 자리는 공석이다.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았지만 내부 출신 인사가 등기임원에 오른 사례는 없다.

환경공단은 등기임원 7명 가운데 2명이 대체로 내부 승진이지만 최근 환경단체 출신 인사가 치고 들어오면서 이마저도 위협받는다는 얘기가 나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5명 중 1명 배정된 내부출신 인물 자리를 근근이 유지하는 정도다.

보통 임원 승진을 '별을 단다'고 한다. 임원은 직원이 올라갈 수 있는 최고 자리이자 희망이다. 환경부 산하 기관 직원에게 임원 자리는 '오르지 못할 나무' 수준이다.

공무원이나 외부 인사가 공기관 임원으로 오는 것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임원을 모두 외부 인사로 채우는 것은 문제다. 설령 이들이 전문성을 갖췄다 해도 업무 연속성이나 직원 사기 측면에서 좋지 않다. 아무리 노력해도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면 누가 열심히 일을 하겠는가.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