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교차한 글로벌 열처리 장비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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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외 디스플레이 투자 활황을 타고 세계적인 열처리 장비 브랜드로 성장한 원익테라세미콘과 비아트론이 상반된 실적을 기록해 눈길을 끈다. 원익테라세미콘은 삼성디스플레이 물량을 독점해 당시 높은 성장성을 인정받았으나 지난해 연말부터 급격히 투자 시장이 얼어붙어 성장세가 주춤해졌다. 비아트론은 중국 비중이 높아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잇고 있어 대조된다. 디스플레이 시황이 전반적으로 얼어붙으면서 양사 모두 주가는 내리막을 걸었다.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핵심 전 공정 중 하나인 열처리 장비를 공급하는 원익테라세미콘은 지난 상반기 실적이 모두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실적 인식 기준이 사업 수주에서 제품 인도 기준으로 바뀐 영향도 있지만 작년 동기보다 수주 물량이 감소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원익테라세미콘은 지난 상반기 누적 매출 1006억원, 영업이익 18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55%, 54.4% 줄었다.

이에 비해 비아트론은 실적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 363억원, 영업이익 48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 컨센서스는 올 상반기 누적 매출 607억원, 영업이익 135억원이다.

비아트론 주 고객사는 LG디스플레이와 중국 패널 제조사다. 삼성디스플레이 투자가 활황일 때 반사이익을 얻지 못했지만 급감할 때도 실적은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지난해 총 매출 66%를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에서 확보했고 올해는 7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 주 고객사 중 하나인 LG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투자에 집중하면서 플렉시블 OLED용 장비 사업 기회가 위축됐지만 중국에서 만회하는 분위기다.

실적 흐름은 정반대지만 주가는 나란히 하락했다.

원익테라세미콘은 지난해 투자 훈풍을 타고 7월 3만8350원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업황이 차게 식으면서 주가가 내리막을 걸었다. 올해 7월 1만300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1만5000원대로 상승했다.

비아트론 주가도 지난해 6월과 7월에 2만6000~2만7000원대를 오갔으나 이후 하락했다. 디스플레이 업황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잇따르면서 관련 장비기업 주가가 동반 하락하는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6월 1만1000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1만2000대로 올라섰다.

최근 양사 모두 주가가 소폭 반등했지만 하반기 업황 개선 여부가 제한적이고 내년 시황도 불투명해 상승세를 계속 유지할지 불투명하다. 원익테라세미콘은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계획이 아직 없어 이렇다 할 반전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원익IPS는 원익테라세미콘과 재합병도 검토하고 있다. 2016년에도 합병을 추진했으나 당시 테라세미콘 성장잠재력이 부각되면서 테라세미콘 주주 반대로 무산됐다. 그러나 디스플레이 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다시 양사간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매출 1조원을 돌파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연구개발 투자 여력을 갖춰야 한다는 업계 목소리도 크다. 특정 사업군에 편중되지 않아야 실적이 안정되므로 새로운 분야나 기술에 꾸준히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