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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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2016년 겨울. 광화문은 촛불로 뜨거웠다. 수많은 시민 손에는 작은 촛불이 있었다. 하나 둘 모인 촛불은 거대한 용광로였다. 대한민국 체온은 36.5도를 훌쩍 넘었다. 그 당시 한국콘텐츠진흥원 사무실은 적막감에 휩싸였다. 직원 얼굴에는 웃음기가 사라졌다. 진흥원 존폐 문제까지 거론되면서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적잖은 시간이 흘렀다. 위기의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어떤 모습일까. 김영준 원장은 빠른 속도로 조직을 안정화시키고 있다. 취임 후 인사와 조직혁신을 통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김영준 원장을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앞으로 계획을 들어봤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취임하신지 8개월이 지났다. 외부에서 바라본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원장으로서 느끼는 진흥원의 강점 및 개선할 점은 무엇인가.

▲콘텐츠진흥원에 대한 대외적 신뢰도가 대단히 낮았다. 관련업계뿐 아니라 정치권, 학계도 마찬가지였다. 여러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문성에 대한 지적은 동의하기 어렵다. 직원이 어떤 사안을 놓고 토론을 하면 깜짝 놀랄 정도로 전략적 사고와 전문적 시각을 보여 준다. 이것이 조직적으로 승화되지 못했다. 개개인이 가진 힘을 어떻게 조직화 할 지가 중요하다. 취임 이후 계속 하고 있다. 임기 중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칭찬받는 원장이 될 것이다. 중요한 숙제다.

큰 틀에서 조직개편을 하기 보다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하는 방안을 고민한다. 각 파트별로 유기적 결합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부분이 노력을 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연말 정기인사를 통해 개선책을 내놓을 생각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방송, 게임, 음악 등 광범위한 산업을 관할한다. 각 분야별 육성 전략을 듣고 싶다.

▲콘진원은 93%를 국고에서 받는다. 세금을 쓰는 기관이다. 게임에 신경 많이 쓴다. 올해 진흥원 예산이 3200억원이다. 이 중 게임이 513억원으로 제일 많다. 게임 예산이 가장 많은 이유는 전체 콘텐츠 수출 중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57%이기 때문이다. 효자다. 국내 게임 시장은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 3사가 70%를 차지한다. 우리는 그쪽하고는 별 사업이 없다. 지원사업은 영세한 중소기업에 맞춰진다.

게임의 경우 우수 인재양성에 본격 나선다. 일자리 관련해 미스매칭이 많이 일어난다. 공교육에서 해결하면 좋은데 그렇지 못한다. 내년부터 게임업계와 손잡고 게임스쿨 형태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시행하려고 한다. 업계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전문인력 양성이 목표다.

게임에 대한 과도한 규제해소에도 역점을 둔다. 아직까지 게임이라고 하면 도박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다. 세계보건기구(WHO) 게임장애 질병화에 대해서도 대응을 했다. 궁극적으로는 과도한 규제로 흐르지 않도록 인식을 바꾸는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게임과 방송은 중국 진출에 애를 먹고 있다. 게임은 판호 발급 제한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한 대책은.

▲4월 중국 시진핑 주석이 펼치는 일대일로에 우리가 올라탄 것이다. 한중 문화교류협력단을 출범시켜 중국을 방문했다. 공산당 대외연락부를 갔다. 여러가지 요구를 했다. 판호문제도 있었다. 방송 영상 이슈도 거론했다.

두 가지 차원으로 봐야한다. 판호 발급 중단은 자국 산업 보호 차원에서 내려진 조치다. 한중관계가 예전보다 악화되지 않았음에도 잠금이 풀리지 않는 이유는 중국 정부 개편 때문이다. 판호를 관리하는 광전총국이 선전부 관할로 온 것이 그 증거다. 역할 분담이 말끔하게 해소되지 않았다. 한국뿐 아니라 해외 게임은 판호가 잘 나지 않았다.

국제정세와도 연관 있다. 한중, 북미 관계가 좋아지면 빗장을 열어줄 것이다. 연내 가시적 조치를 기대한다. 하지만 그 수준이 예전 같지 않을 것이다. 시장 다변화 노력이 필요하다.

-글로벌 콘텐츠 기업과 경쟁하는 국내 업체는 각종 규제로 역차별 당한다는 불만이 많다. 콘텐츠산업 역차별에 대한 의견은.

▲글로벌 업체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많은 자본투자를 한다. 시장 경계가 많이 허물어졌다. 역차별은 시각 문제일 수 있다. 물론 자국 산업 보호 측면에서는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콘진원이 할 수 있는 영역은 국산 콘텐츠 생산업체들과 협력하는 것이다.

네이버비즈니스 플랫폼과 맺은 업무협약이 좋은 본보기다. 유통채널을 확보하지 못한 영세한 업체들이 활용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다. 공정상생 모델이 될 수 있다. 정책적 접근보다는 한국에 있는 플랫폼을 통해 차별화한 콘텐츠가 유통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자생력을 갖지 못한 업체를 도와주는 차원이다.

콘진원 정책본부를 통해 현장 요구를 받고 있다. 그런 목소리를 담아 정부 정책 토대를 만들겠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각 파트 지원사업이 핵심이다. 향후 지원사업을 어떤 방향으로 진행할 지 궁금하다.

▲기본적인 전략은 '무작정 지원'은 안 하겠다는 것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취임 후 사업 재편을 최우선 과제로 편성했다. 예산을 투입해 진흥할 수 있는 파트는 증액한다. 중복성 사업은 과감히 폐지한다. 지금도 작업이 진행 중이다.

내년에는 문재인 정부 역점사업인 지역 콘텐츠 균형발전, 일자리-교육-인재양성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에 어울리는 스타트업 기업 육성 비중도 높인다.

-일자리가 역점 사업인데 정부는 지금까지 좋은 평가를 못 받았다. 콘텐츠 산업이 청와대와 보조를 맞춰 일자리를 창출하는 복안이 있는지.

▲최근 청와대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관광과 콘텐츠를 핵심으로 꼽았다. 거기에 수반되는 예산, 기구, 규제혁파 등이 있다. 우리가 그런 것을 전략과제로 묶어서 문체부와 협의하고 있다. 어떻게 콘텐츠 산업에 혁신성을 부여할 것인가, 신한류를 어떻게 확산시킬 것인가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한다. 이제 논의를 시작한 단계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종안을 발표할 것이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김영준표 사업이 있다면 무엇인가.

▲단연코 신한류다. 한류가 시작된 지 20년 됐다. 한류는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브랜드다. 앞으로는 한류 바람을 한 층 고도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한류가 가진 부정적 인식도 있다. 단어 자체를 꺼려하는 학자도 있다.

신한류는 한층 고도화돼야 한다. 장르 편중성, 지역 편중성, '진출' 같은 일방통행은 안 된다. '대륙을 넓힌다'와 같은 문화제국주의 발상도 위험하다.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한류라는 이름은 쓰되, 가치를 더해야 한다.

교류, 공생, 공존 가치가 그것이다. 실질적으로 그 나라에 국민이 가진 정서와 시장 특성을 반영한 시장 맞춤형 한류여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콘진원만의 힘으로는 안된다. K컬처로 확장하는 시점에서 각각의 단위에서 진행한 파편화된 한류사업을 전반적으로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부처가 컨트롤타워면 콘진원은 전도사 역할을 하겠다.

-평소 즐겨 부르는 노래는.

▲가수 임재범의 비상을 좋아한다. 특히 2절 가사가 가슴 깊이 다가온다. 인간을 외롭고 고독한 존재로 인식하는 대목이다. 고독한 인간이 자신을 키워나가는 내용이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정리=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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