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ICT 코리아]<6>4차 산업혁명 핵심 SW, 韓은 속 빈 강정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4차 산업혁명 시대 소프트웨어(SW)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다. 주요 국가와 기업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SW 역량 강화에 주력한다. 정부는 SW산업이 성장하도록 정책 지원과 산업 토대를 제공한다. 기업은 SW 핵심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R&D) 투자를 강화한다. SW 강국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일본 등 주요국이 SW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선다. SW분야 후진국이던 중국도 최근 SW산업 육성 정책을 강하게 펼친다.

한국은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라 내세우지만 SW경쟁력은 주요국에 뒤처진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글로벌 제조기업은 있지만 세계적 SW기업은 없다.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SW도 외국계 기업에 의존한다. 독자 기술력과 인재 확보가 시급하다.

◇알파고 2년, 갈피 못 잡는 한국 AI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와 이세돌 9단 대국은 국내 AI 산업에 충격파를 던졌다. 정부와 기업이 앞다퉈 AI 투자와 지원 강화 정책 등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등 7개 대기업이 30억원씩 출자해 '지능정보기술연구원(現 인공지능연구원)'을 설립했다. 정부는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2년이 지난 지금 국내 AI는 산업과 기술 모두 취약하다.

AI 핵심 기술 딥러닝 논문 생산순위는 중국이 1위다. 이어 미국(2위), 일본(3위)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한국은 10위로 주요국에 비해 한참 밀렸다. AI 특허 수도 마찬가지다. 미국이 9700여건을 기록, 중국(6900여건), 일본(5000여건)에 비해 두 배가량 앞선다. 한국은 2600여건으로 중국 3분의 1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김진형 인공지능연구원장은 “2년간 미국,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도 AI 기술개발에 전폭 지원하면서 역량을 강화했다”면서 “한국은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AI 투자도 제대로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한국만이 개발 가능한 AI 분야를 발굴하고 집중 투자해야 한다”면서 “정부도 한국 AI 기술력이 더 뒤처지지 않도록 연구기관과 개발자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빅데이터, 핵심인재 확보가 관건

주요국과 기업은 앞다퉈 빅데이터 기술과 산업에 투자한다. 미국은 과학기술정책실 주도로 2012년 '빅데이터 R&D 이니셔티브'를 발표, 2억달러(약 2230억원) 규모 R&D 예산을 집행했다. 유럽연합(EU)도 빅데이터 연구만을 위해 25억유로(3조2500억원)를 투자했다. 산학연 프로젝트도 활발히 추진한다.

미국은 의학부터 경제, 언어 등 다양한 분야에 빅데이터 프로젝트를 진행, 90여개 이상 기관이 참여한다. 우리나라도 빅데이터 산업 발전 전략과 데이터 개방 등을 추진했지만 기술과 데이터 활용, 유통 등에서 여전히 뒤처진다.

인력도 마찬가지다. 과기정통부가 지난해 데이터산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가운데 11.4%가 데이터 사업 수행 시 어려움으로 '데이터 전문 인력 부족'을 꼽았다. 데이터 솔루션 업계는 '동종업계 내 경쟁 심화(25.8%)'에 이어 데이터 전문 인력 부족 문제(16.6%)를 두 번째 어려움으로 답하는 등 데이터 인력 부족 현상이 대두된다.

업계 관계자는 “빅데이터 산업은 데이터를 분석하는 전문 인력이 중요하다”면서 “인재 확보 없이 국내 빅데이터 산업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벼랑끝 ICT 코리아]&lt;6&gt;4차 산업혁명 핵심 SW, 韓은 속 빈 강정

◇클라우드, 기술부터 지원까지...韓 경쟁력 확보 시급

클라우드는 최근 국내외서 급성장하는 영역이다. 그러나 한국은 클라우드 역시 외국계 기업에 시장을 내주는 등 기술력과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

국내 클라우드 기술 수준은 미국 대비 77% 수준이다. 기술 격차도 미국과 1.8년이나 벌어졌다. 후발국으로 여기는 중국과는 0.2년차 밖에 나지 않는다. 미국은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기업 중심으로 클라우드 기술을 선도한다.

알리바바 등 중국 기업도 클라우드 선진기업 반열에 올랐다. 국내도 클라우드 기업이 최근 많이 등장했지만 세계 기업은 하나도 없다. 대부분 기술은 외국계 기업이 개발, 공개한 오픈소스에 의존한다. 전문 인력도 부족하다. 클라우드 도입 기업이 증가하면서 서비스 도입, 유지 지원 인력이 중요해진다.

한국 기업 클라우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 업계는 기술 개발 지원과 전문 인력 확보를 위한 정부 정책 지원이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클라우드 시장도 AWS, MS 등 외국계 기업이 장악하는 상황”이라면서 “국내 클라우드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정부가 기술 투자와 전문 인력 양성 등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줘야한다”고 말했다.

KISDI 관계자는 “클라우드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AI 등 기술 간 융합을 통한 새로운 클라우드 솔루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R&D 아이템을 발굴, 지원해야 한다”면서 “클라우드 도입으로 경쟁력 제고가 예상되는 산업에 대해 규제 개선을 하는 등 산업별 규제 완화로 클라우드 도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