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R시스템 클라우드로 전환...韓, SaaS 시장 열린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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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클라우드 기반 인사관리(HR) 시스템을 도입한다. 비용절감과 효율적 데이터 관리를 위해서다. 국내 대기업이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클라우드를 도입한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 시작으로 국내 SaaS 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SaaS 클라우드 HR 솔루션 워크데이를 최근 도입했다고 30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기존 사용하던 SAP 전사자원관리(ERP)와 워크데이 솔루션을 병행 사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1년 전 워크데이 솔루션 도입을 결정했고 최근 가동했다”면서 “워크데이 본사에서도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 도입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워크데이는 2005년 미국에서 설립한 HR전문 업체다. 100% 클라우드 방식으로 HR 솔루션을 제공하는 SaaS 기업이다. 아마존, 우버, 월마트 등 주요 글로벌 업체가 워크데이 솔루션을 도입했다. 국내는 올해 초 지사를 설립, 최근 사업을 강화한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클라우드 방식 솔루션을 채택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국내도 SaaS 시장이 열릴 것이라 기대한다. 삼성전자는 2010년대 초반,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채택하면서 국내 대기업 서비스형인프라(IaaS) 시장 문을 열었다. 삼성전자가 도입 후 2012년 AWS는 국내 지사를 설립, 한국 시장을 공략했다.

삼성전자 시작으로 주요 제조, 게임, 금융사가 AWS 대열에 합류했다. 국내 IaaS 관심이 높아지면서 구글, 오라클,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등 국내외 IaaS 사업자가 늘었다. IaaS 사업을 지원하는 업체와 서비스도 다양해졌다. 삼성전자 AWS 도입이 국내 IaaS 시장을 연 셈이다.

업계는 SaaS 역시 마찬가지일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SaaS 시장 성장세가 미미하다. IaaS를 도입한 대기업은 증가 추세지만 SaaS는 본격화하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핵심 업무 HR영역에 클라우드를 도입해 대기업 SaaS 도입도 급물살을 탄다. 삼성전자가 워크데이 도입 후 제조 등 주요 대기업군에서 워크데이 등 클라우드 솔루션 도입을 타진한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이 삼성전자 도입 후 도입 시기를 조율 중”이라면서 “클라우드 솔루션은 기존 온프레미스 대비 비용절감과 데이터 관리 효율 등에서 앞선다고 판단해 대기업 SaaS 도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워크데이도 국내 인력을 현 30여명에서 더 늘릴 계획이다.

국내 소프트웨어(SW) 기업의 SaaS 시장 대비가 시급하다. 세계 SaaS 시장 성장세는 20%대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2022년까지 연평균 15%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는 SaaS가 가장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본다. 워크데이뿐 아니라 세일즈포스닷컴(ERP) 등 세계 주요 SaaS 기업이 속속 국내 진출, 영업을 강화한다. 국내 SW 기업 SaaS 솔루션 개발뿐 아니라 서비스 지원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IaaS 시장을 열었지만 결국 AWS, MS 등 외국계 IaaS 기업만 국내서 이득을 취하는 상황”이라면서 “SaaS 역시 외국계 기업에 시장을 내주지 않기 위해 기술과 전문인력 확보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