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올림픽 입성, 종사자들도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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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올림픽 입성, 종사자들도 갑론을박

e스포츠를 올림픽 정식종목에 포함할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가운데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폭력적인 게임 올림픽 입성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e스포츠 종주국을 자처하고 있는 국내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도 올림픽 입성을 두고 온도차가 확연히 갈렸다.

찬성 측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스포츠라는 점을 내세운다. 시장 조사업체 뉴주는 2015년에 이미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 결승과 도타2 디 인터네셔널 시청자 수가 미 프로농구·야구 결승 시리즈 평균 시청자 수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미국 프로축구(NFL) 명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비롯해 야구·농구단이 프로 게임단을 창단했다.

e스포츠가 두뇌와 육체를 가장 완벽하게 결합한 스포츠라는 견해도 있다. 수 읽기와 전략 변화에 능해야 하며 이를 행할 빠른 손놀림이 필요하다는 것이 근거다. 바둑·체스 올림픽입성이 계속 실패하는 가운데 두뇌 스포츠 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가속화되고 있는 올림픽 적자를 막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어마어마한 관중동원력과 미·중 기업 관심에 기반한 주장이다. e스포츠는 간접광고(PPL)나 가상광고 활용에 자유롭다. 리우 올림픽은 6조7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봤다.

e스포츠 게임단 관계자는 “e스포츠는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고전 스포츠에 버금가는 선수 연봉선까지 올라왔다”며 “세계 프로 스포츠 판을 새로 짜고 있는데 올림픽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e스포츠 하는 인공지능은 있어도 e스포츠 하는 로봇은 없다”며 “인체를 부단히 단련시켜 조작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올림픽 정신 '더 빠르게'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반대 측은 종목 연속성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하루에도 몇천 개 게임이 쏟아져나올 만큼 게임업계는 빠르게 변한다. 향후 몇 년 뒤에도 해당 게임이 저변을 가지고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다. 사격·양궁 등은 세부종목이 바뀌지만 큰 틀은 바뀌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기업에게 갈 로열티 문제도 있다. 게임은 축구·육상과 같은 공공재가 아니다. 종목 사용 대가로 IOC가 비용을 낸다는 건 아마추어리즘에 기반한 올림픽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e스포츠는 선수와 규정을 아우를 통일 기구가 없다. 국제e스포츠연맹(IeSF)가 있지만 명목상 기구일뿐이다. 이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지적한 바 있다. 저변도 약하다. 축구·육상·수영은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e스포츠는 통신망과 IT기기가 발달한 나라에서만 한다. 개발도상국 낮은 기술은 e스포츠 확산에 걸림돌이다. '세계인 축제'라는 슬로건이 무색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잘되는 게임이 앞으로 몇 년 동안 잘 될지 의문”이라며 “공군 게임단이 사라진 것만 봐도 사상누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 공공재 문제가 있었다”며 “이번 아시안게임도 알리바바가 후원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텐센트 게임을 배척한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올림픽에 맞지 않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업계종사자들도 갑론을박 하는 가운데 소모적인 논의 대신 행동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나가기 위해 부침을 겪었다. 한국e스포츠협회가 대한체육회에서 제명당한 까닭이다. 5월 말에서야 대전광역시체육회가 한국e스포츠협회 시도지부 가입을 허락하면서 겨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었다.

업계 전문가는 “급한 불은 껐지만 이제부터가 더 문제”라며 “관심이 생겼을 때 조직·제도를 완비해 제대로 된 조직을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한편 바흐 위원장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폐회식에 참석해 “IOC는 올림픽에 폭력과 차별을 조장하는 게임을 들일 수 없다”며 “생명을 죽이는 게임은 올림픽 정신에 맞지 않는다”고 말해 e스포츠 올림픽 입성 논의를 재점화시켰다.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에는'리그 오브 레전드' '스타크래프트' '하스스톤' 'PES2018' '아레나 오브 발러' '클래시 오브 클랜'이 채택됐다. 이 중 하스스톤과 PES2018을 제외하고는 상대를 파괴하는 행위를 담고 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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