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인조흑연 원료 '피치' 첫 국내 생산 길 연다

국내 연구진이 석유 잔사유로부터 인조흑연의 원료인 '피치'를 생산하는 기술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 피치는 각종 첨단기기 부품을 만드는 기본 재료여서 이번 기술 개발로 막대한 수입 대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임지선 탄소산업선도연구단 단장이 이끄는 연구팀이 일부 선진국만 가진 석유계 피치 생산 기술을 개발, 동양환경에 이전했다고 4일 밝혔다.

석유계 저급유(잔사유)를 활용한 인조흑연 제조 단계
석유계 저급유(잔사유)를 활용한 인조흑연 제조 단계

피치는 주로 석탄이나 석유화학 공정 부산물과 찌꺼기로 만드는 원료다. 이차전지 음극재나 방열부품 소재인 '인조흑연'을 만드는 기반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석유화학 공정 부산물에서 피치를 만드는 기술이 전무하다. 석탄 부산물에서 피치를 만드는 기술을 갖추고 있지만, 이 경우 활용이 제한적이고 고품질 구현도 어렵다. 이 결과 산업에 필요한 피치와 인조흑연 대부분을 수입해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연구팀은 오랜 기술 개발로 피치 생산 공정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 기업 맞춤형 공정 구현으로 생산 효율도 높였다. 피치 생산에는 전기와 400~600도에 달하는 열이 필요한데, 다른 외부 공정에서 비롯된 열과 전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공정을 구성했다. 열처리 중합도를 높여 생산 수율을 높이고, 피치의 물성을 조절하는 것에도 성공했다.

기술을 이전받은 동양환경은 이 기술을 상용화 해 실제 피치를 생산할 방침이다.

임지선 단장은 “현재 인조흑연 제조기술 개발도 진행하고 있어 국내 인조흑연 생산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며 “자원확보와 수입 대체로 사회경제 효과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