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삼성전자 '新 중저가폰 전략' 관전인트 2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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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삼성전자 '新 중저가폰 전략' 관전인트 2가지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프리미엄 제품과 마찬가지로 신기술을 선제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인도 등 중저가 스마트폰 수요가 많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복안이다. 갤럭시S·갤럭시노트 시리즈에 집중해온 삼성전자가 중저가폰 전략 변화를 예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전략 수정, 왜?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전략을 전면 개편하는 이유는 중국·인도 등 빅마켓에서 샤오미·화웨이·오포·비보 등에 내준 점유율을 회복하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됐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4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2.7%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지난해 점유율이 5.4%로 절반 이상 줄었다. 인도에서도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평균 스마트폰 판매 가격(ASP)이 지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2013년 스마트폰 ASP는 305.8달러를 기록, 지난해 245.1달러로 60달러가량 줄었다. 이는 프리미엄 스마트폰보다 중저가폰 판매량이 지속 증가했다는 점을 의미한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안드로이드 어쏘리티 설문조사에서도 400달러 이하 스마트폰 가격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800~900달러 스마트폰 가격을 지목한 응답자보다 7배 많았다. 글로벌 시장 트렌드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BGR는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구매할 여유가 없는 젊은 구매자를 끌어들이는 전략을 쓰면서 동시에 갤럭시S10을 출시하는 등 고성능 수요 고객을 열광시킬 것”이라며 중저가폰과 고가폰 고객층을 모두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갤럭시 중저가폰 충성도가 높지 않다는 점도 전략 수정에 영향을 미쳤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갤럭시노트 시리즈에 대한 고객 충성도가 높은 반면에 갤럭시A·갤럭시J 시리즈 충성도는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인도·방글라데시 등 특정 지역에서만 선보인 '타이젠 Z' 시리즈도 생명력이 오래가진 못했다. 샤오미가 인도에서 홍미·홍미노트 시리즈로 고정 수요를 확보한 것처럼 삼성전자에도 중저가폰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 과제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신흥 시장에서 갤럭시S 시리즈·갤럭시노트 시리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긴 어렵다”면서 “중저가폰에 신기술을 먼저 탑재하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대기수요를 흡수하는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어떻게 달라지나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도입했던 신기술을 갤럭시A·갤럭시J 시리즈로 확대하는 전략을 펼쳐 왔다. 갤럭시S·갤럭시노트 시리즈를 통해 처음 소개된 △지문인식 △삼성페이 △빅스비 △듀얼카메라 등이 약 1년 후 갤럭시A·갤럭시J 시리즈로 확대 적용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중저가폰 전략 수정은 기존처럼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도입한 최신 기술을 중저가폰으로 이식하는 패턴을 유지하는 동시에 중저가폰을 위한 신기술을 별도 선보이는 방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펙 중심' 아닌 '신기능 중심'은 삼성전자가 내세운 중국 제조사와 차별화 포인트다.

샤오미가 인도에 출시한 포코폰은 퀄컴 스냅드래곤 845 칩셋, 8GB 램(RAM), 256GB 내장메모리, 4000mAh 배터리 용량을 갖췄다. 스펙은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버금가는 수준이지만 가격은 갤럭시노트9 절반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제조사와 스마트폰 스펙으로 경쟁하기보다 중저가폰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신기능 중심' 방식을 지향한다. 스마트폰에 처음으로 S펜을 도입하고 무선충전 기능을 최초 적용하는 등 기존에 선보인 혁신을 중저가폰에서 계승한다는 의미가 크다.

강정현 유로모니터 선임연구원은 “삼성전자 중저가폰 전략 수정은 기존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만 보여줬던 신기술 도입을 선회하는 신호탄으로 프리미엄 기능을 체험하지 못한 소비자 유입률을 높이고 시장점유율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