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잡는 '스마트폰 경제'...모바일쇼핑 거래 사상 최대, 모바일뱅킹 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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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경제 활동을 누리는 '월렛 리스(wallet-less)' 사회가 자리잡고 있다. 전체 소비 중 온라인쇼핑 비중이 20%에 육박했고, 이는 모바일쇼핑이 주도했다. 현금 이외 지급수단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비중도 매분기 크게 성장하는 추세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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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7월 소매판매(소비)액 중 온라인쇼핑 비중은 역대 최고인 18.2%를 기록했다. 상품을 열 번 구매하면 두 번은 상점에 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주문했다는 의미다.

7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01년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역대 가장 많은 9조4567억원으로 집계됐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쇼핑이 성장세를 주도했다.

같은 달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전년동월대비 33.5%(1조4852억원) 급증한 5조9201억원이다. 2013년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치다. 온라인쇼핑 중 모바일쇼핑 비중 역시 역대 최고치인 62.6%로 집계돼 '대세' 자리를 굳혔다.

지난해 연간 온라인쇼핑 중 모바일쇼핑 비중은 57.3%다. 올해 들어서는 1월부터 7월까지 계속 60%대를 기록하며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

2015년 본격 개화한 간편결제 시장이 '스마트폰 경제'를 견인했다. 그해 3월 공인인증서 의무사용이 폐지되면서 카카오페이, 페이코, 삼성페이 등이 잇따라 출시됐다. 간편결제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에 카드 정보를 미리 저장하고 거래할 때 비밀번호 입력이나 단말기 접촉으로 간편하게 결제하는 서비스다.

과거엔 온라인 쇼핑 시 액티브X를 설치한 후 공인인증 절차를 거쳐야했다. 간편결제 등장으로 이런 번거로움이 해소되면서 모바일쇼핑 거래 규모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

민경삼 통계청 서비스업동향과장은 “스마트폰 보급 확산, 간편 결제 서비스 증가 등 정보기술(IT) 발전으로 모바일쇼핑이 확대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바일뱅킹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평균 모바일뱅킹 계좌이체 금액이 역대 최대인 8000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67.6% 증가했다. 일평균 모바일뱅킹 계좌이체 금액은 상품 결제, 개인간 단순 송금 등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해당 규모는 반기마다 연간 두 자릿수 이상 성장률을 이어왔다. 2017년 상반기(5000억원)와 하반기(6000억원)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7.2%, 58.7% 증가했다.

모바일 지급 채널 이용자 증가가 배경에 있다. 지난 6월 말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은 9977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다. 다만 이번 한은 통계에는 계좌 기반 모바일 결제(간편송금) 금액만 포함했다. 삼성페이 등 신용카드 기반 간편결제는 제외됐다. 간편결제를 포함하면 모바일 거래 비중은 더 늘어난다.

남택정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결제안정팀장은 “현금 이외 지급수단 결제액(일평균 81조4000억원) 가운데 모바일뱅킹 계좌이체액 비중이 아직은 미미하지만, 눈에 띄는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며 “모바일 지급채널 이용자 수와 모바일 쇼핑 거래액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