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빅데이터 기반 지하철 쾌적 경로 서비스 제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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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현우 겸임교수
<황보현우 겸임교수>

하루 평균 약 800만명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은 직장인에게 필수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출퇴근 시간 지하철은 공포 대상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러시아워가 되면 출퇴근하는 직장인과 시간 여유가 있는 시민들이 뒤엉켜 혼잡도가 배가된다.

시간을 꼭 맞춰야 하는 직장인과 시간 여유가 있는 시민이 반드시 같은 경로로 이동해야 할까. 시간이 약간 늦더라도 같은 장소에 조금 더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안내해 주면 어떨까.

우리는 먼저 해외 빅데이터 기반 대중교통 개선 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영국 런던 지하철은 와이파이와 비콘 기술 기반으로 지하철 역사 및 차량 내 혼잡도를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통해 런던 지하철은 시민에게 쾌적한 경로 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하철 역사 내 상점 배치와 승객 이동선 최적화에 활용하고 있다. 호주 시드니 지하철은 센서 기술과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하여 혼잡도를 객차별로 여유, 보통, 혼잡으로 구분하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서 제공한다. 영국 개트윅 공항 역시 혼잡도를 감소시키고, 안전 관리 개선을 위해 센서 기술 및 데이터 분석을 적극 활용한다. 폴란드 바르샤바 지하철은 카메라 모니터링과 머신러닝 기반 이미지 처리 기술을 통해 열차 승객 수를 예측하고, 고객 서비스 개선에 활용한 대표 성공 사례로 꼽힌다.

우리 역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분석에서 대중교통 문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이미 서울 5~9호선 지하철에는 차량마다 무게를 감지하는 센서가 내장돼 있다. 일부 역사에서는 모바일 센서에 기반을 둔 이용자 분석이 실시되고 있다. 혼잡하지 않은 지하철을 타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쾌적 경로 서비스 제공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쾌적 경로 서비스란 무엇인가. 현재 버스정류장 전광판과 모바일 앱에서는 교통카드 정보와 연계해 내가 탈 버스 좌석 상태를 여유, 보통, 혼잡의 3단계로 제공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시민들은 버스 혼잡도를 파악하고, 다른 노선버스를 탑승하거나 다른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선택 폭을 넓히게 됐다.

지하철은 아직 이러한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있지만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다면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쾌적 경로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지하철 역사와 차량에 승객의 스마트폰 신호와 더불어 온도·습도·미세먼지·초미세먼지·이산화탄소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곳곳에 부착하고, 이를 통해 지하철 내 혼잡도와 각종 환경 정보를 실시간 수집하는 것이 요구된다.

센서를 통해 수집된 원천 데이터는 지하철 역사 및 차량별 승객 혼잡도와 이동 경로 데이터로 전환되며, 딥러닝을 활용한 특이 패턴 발견 및 상황 예측 분석에 활용된다.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혼잡하지 않은 쾌적 경로를 안내해 출퇴근 시간대 교통량을 분산시키고, 안전 장비나 장애인 및 노약자를 위한 각종 시설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향후에는 기존에 설치된 CCTV와 결합해 승객 안전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분석된 각종 정보가 '지하철안전지킴이앱'을 비롯한 모바일 앱과 지하철 전광판을 통해 서비스된다면 시민들은 혼잡하지 않은 경로, 실내 공기 질이 우수한 경로, 온도 및 습도가 적합한 경로를 선택해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제 시민에게 최소 시간 경로, 최소 환승 경로와 더불어 앉아서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쾌적 경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시민이 쾌적 경로로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고, 빠른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면 지하철은 고통이 아니라 휴식과 위로를 경험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황보현우 단국대 데이터지식서비스공학과 겸임교수 scotthwangb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