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폴더블 핵심 소재 국산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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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가 폴더블 스마트폰 핵심 소재인 광학용투명접착필름(OCA)을 개발했다. 삼성전자가 조만간 선보일 첫 번째 폴더블 스마트폰에 적용된다. OCA는 디스플레이 제조에 필요한 접착제다. 편광필름 등을 붙일 때 쓰인다. 화면을 접었다 폈다 해야 하기 때문에 접착제도 접힘이 가능하고 내구성이 높아야 한다. 기술이 그만큼 고난도다. 삼성SDI는 3M을 제치고 삼성전자 공급권을 따냈다. 기술과 가격 경쟁력에서 앞선 셈이다.

OCA 개발은 여러 의미가 있다. 우선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 선점 효과다. 폴더블폰은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화웨이, 오포, 비보 등도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 정체기를 타개할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반응이 관건이지만 여러 스마트폰 업체들이 제품을 내놓으면 시장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을 선점한 삼성SDI가 먹을 과실은 그만큼 늘어난다. 이차전지에 집중해 온 삼성SDI 사업 포토폴리오도 훨씬 좋아질 것이다.

3M이라는 글로벌 기업 아성을 무너뜨린 것은 더 주목할 대목이다. 한국 디스플레이 아킬레스건은 소재·장비와 같은 후방산업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패널을 가장 많이 생산하지만 이를 생산할 장비와 소재는 대부분 일본과 미국에서 수입한다. 패널 팔아서 번 돈으로 외국 장비·소재업체 배만 불려 준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실제로 일본은 패널 산업 주도권을 한국과 중국에 넘겨주고도 올해 디스플레이 산업이 최대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중국 투자에 힘입어 장비와 소재 수출액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 패널 산업은 위기다. 액정표시장치(LCD) 시장 주도권은 이미 중국이 가져갔다. 중국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도 턱밑까지 쫓아왔다. 한국 기업은 생산 단가를 크게 낮춘 중국 기업과 경쟁해서 밀릴 수밖에 없다. 일본이 경쟁력 한계에 직면한 패널 산업을 버리고 후방산업으로 눈을 돌린 것처럼 우리도 주력 산업 재정비가 필요하다. 제2, 제3의 OCA가 나올 수 있도록 기업 전략과 정부 정책 변화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