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홈쇼핑 송출수수료 ...IPTV 거센 상승세에 양극화 심화

홈쇼핑 사업자가 케이블TV(SO)에 내는 홈쇼핑 송출수수료가 하락하고 있다. IPTV가 가입자 수에서 케이블TV를 넘어서는 '그랜드 크로스'가 현실화되면서 케이블TV 영향력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케이블TV 사업자는 가입자 수 감소에 따른 협상력 약화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인하에 합의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IPTV는 최근 수년간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인상률을 관철시켰고, 올해도 수수료 인상이 확실시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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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HCN은 최근 주요 TV홈쇼핑과 사업자별로 올해 분 송출수수료를 전년 대비 약 5% 인하하는 데 합의했다. 다른 케이블TV 사업자 대부분도 소폭 인하를 기준으로 협상에 들어갔다.

업계는 그동안 일부 SO와 개별 홈쇼핑 사이에서 송출수수료를 줄인 사례는 있지만 케이블TV 업계 전반에서 송출수수료가 일제히 내리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TV홈쇼핑 관계자는 “계약 내용을 자세히 밝히긴 어렵지만 케이블TV 비용(송출수수료)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매년 일정하게 책정되는 송출수수료 예산을 감안하면 IPTV 영향력이 커진 만큼 케이블TV 몫과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케이블사업자와 달리 IPTV 송출수수료는 계속 오르고 있다. 두 유료방송사업자의 위상을 송출수수료가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연 단위로 계약하는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통상 채널별 연간 거래액, 가입자 수 등을 금액 산정 기준으로 활용한다. 지난해 11월 사상 처음으로 가입자 수 부문에서 케이블TV 가입자를 추월했다. 2008년 11월 상용 서비스 도입 이후 9년 만에 국내 1위 유료방송 플랫폼 자리를 꿰찼다.

케이블TV보다 많은 가입자를 확보한 IPTV 협상력이 강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IPTV 3사가 매년 10%를 웃도는 인상률을 관철시킬 수 있는 근거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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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상반기 올해 분 TV홈쇼핑 송출수수료를 사업자별로 지난해 대비 20% 가까이 인상했다. LG유플러스도 각 사업자가 편성된 채널 등급(S~B)에 따라 30~70% 올렸다. SK브로드밴드는 LG유플러스 수준 인상을 요구하며 협상에 나서고 있다.

IPTV가 케이블TV 수준 대우를 주장하며 급격한 인상률을 요구하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수년 내 홈쇼핑 송출수수료 총액에서도 케이블TV를 누를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블TV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입자 수 및 홈쇼핑 송출수수료 수입 감소에 따른 기업 가치 하락도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 송출수수료가 줄어들었지만 IPTV 인상 요구 때문에 홈쇼핑이 분담하는 전체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면서 “홈쇼핑과 유료방송이 공존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