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 출연연 80%가 '부실학회' 참석…서울대·KAIST·한의학연 참석 횟수 많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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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개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가운데 80%에 이르는 21곳이 부실 학회로 지목된 '와셋'과 '오믹스'에 참석했다. KAIST 등 4대 과학기술원도 모두 부실 학회를 다녀갔다. KAIST, 한국한의학연구원 참석 빈도가 높았다. 4년제 대학으로는 서울대와 연세대를 비롯해 83개 대학이 부실 학회에 참석했다. 정부는 연구자 정밀 조사에서 비위가 드러나면 연구비를 환수하고 연구개발(R&D) 참여를 제한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는 12일 연구계 부실 학회 참가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38개 4년제 대학 및 대학원대학교, 4대 과기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울산과학기술원), 26개 과기 출연연이 조사 대상이다. 이들 기관은 대부분 국가 R&D 예산을 지원받는 곳이다.

정부는 2014~2018년 5년 동안 와셋, 오믹스 참석 실태를 전수 조사했다. 두 학회는 최근 국내외에서 부실 학회로 지목됐다.

5년 동안 한 번이라도 와셋, 오믹스에 참가한 기관은 조사 대상 가운데 40%인 108개였다. 83개 대학, 21개 출연연, 4개 과학기술원이 참석했다. 참가한 횟수는 총 1578회였다. 와셋 1137회, 오믹스 441회였다. 대상별로는 대학 1289회, 출연연 208회, 과기원 81회로 나타났다.

참가한 연구자 수는 총 1317명이었다. 1137명이 1회 참가했다. 2회 134명, 3회 이상이 46명으로 확인됐다. 대학 1057명, 출연연 184명, 과기원 76명이었다.

대학별로는 서울대(97회), 연세대(91회), 경북대(78회), 전북대(65회), 부산대(62회)가 가장 많이 참가했다. 참석자는 서울대(88명), 연세대(82명), 경북대(61명), 부산대(51명), 전북대(48명)순으로 많았다.

출연연, 과기원 가운데에서는 KAIST(46회, 43명), 한국한의학연구원(31회, 26명), 한국건설기술연구원(29회, 21명), 한국생산기술연구원(23회, 21명), 한국생명공학연구원(22회, 21회) 순으로 참가 횟수 및 참석자 수가 많았다.

정부는 조사·검증 결과 문제점이 드러난 연구자에 대해 소속 기관장이 인사위원회 등을 열고 징계 여부를 심의하도록 했다. 각 연구기관은 특별위원회를 구성, 참가자 소명을 받고 조사·검증에 들어간다. 외유성 출장 등 연구윤리규정 또는 직무규정 위반 행위가 적발되면 연구자 징계 처분을 내린다.

과기정통부와 교육부는 특위 보고 사안 가운데 연구비 부정 사용자와 연구 부정행위자에 대해서는 한국연구재단 등 전문 기관 정밀 정산과 추가 검증 절차를 밟는다. 정부 R&D 참여 제한, 연구비 환수 등 제재도 부과한다. 학생은 정부 R&D 참여 제한보다 연구윤리 교육을 통해 계도할 방침이다. 드러난 학회 외에 부실이 의심되는 곳에 상습적으로 참가한 자에 대해서도 연구 과제를 정밀 정산, 부정 여부를 조사한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