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크]“1초에 1000억개 명령 수행” 자율차 두뇌 역할 'AI'

인공지능(AI) 기반 음성인식 기술은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Deep Learning)' 알고리즘에 힘입어 이미 80% 정확도를 넘어 급격하게 발전 중이다. 대용량 이미지에 대한 인식률은 인간의 인식률인 95% 수준을 추월해 지난해 98%에 다다랐다.

현대모비스 연구원들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가상의 도로환경을 반영한 인포테인먼트 제품의 사용자 경험(UX·User Experience)을 분석하고 있다. (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연구원들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가상의 도로환경을 반영한 인포테인먼트 제품의 사용자 경험(UX·User Experience)을 분석하고 있다. (제공=현대모비스)

레벨 3~4 수준 자율주행차는 초당 약 1000억개 명령을 연산해야 한다. 완전자율주행인 레벨 5단계는 이 보다 약 열배 이상 연산 능력이 요구된다. 때문에 자율주행차에 적합한 AI는 주입식 코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사람보다 빠르게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주행 전략을 결정하도록 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점점 유기적이고 똑똑하게 만들어주는 딥러닝이 필수적이다.

인간 학습구조를 모사하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하기 위해선 정답지가 존재하는 대량 학습 데이터가 필요하다. 국제 AI 이미지 분석 경연대회인 'ILSVRC(ImageNet Large Scale Visual Recognition Challenge)'는 참가팀이 인공지능을 이용해 15만장의 이미지를 분석하기 위한 사전학습 데이터로 120만장 분량 이미지를 제공할 정도다.

현대모비스도 최근 자율주행 카메라 분야에서 이러한 딥러닝 알고리즘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스타트업인 '스트라드비젼'과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스트라드비젼은 딥러닝을 활용해 차량이나 보행자를 식별하고 도로 표지판 문자까지 인식하는 소프트웨어를 핵심 기술로 보유하고 있다.

스트라드비젼이 가진 딥러닝 기반 영상 인식 성능은 원거리는 물론 겹치는 물체까지 정확히 식별해 내는 능력이 우수하다. 운전자 전방에 상대 차량과 보행자, 보행자와 자전거 등이 겹치더라도 이를 정확히 구분해 안전 주행 정보로 활용하는 것이다. 또 카메라 영상에 잡히는 차량의 이동 패턴과 보행자의 자세 등을 읽어 상황을 미리 예측하는 능력도 장점으로 꼽힌다.

현대모비스는 오랜 시간 숙련된 인력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자동차 전문 부품사로 스트라드비젼과 기술 협력을 통해 딥러닝 영상 인식 분야에서 비약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투자를 계기로 레이더에 이어 카메라 분야에서도 독자 기술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AI를 활용해 미래차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신뢰성 검증시스템 '마이스트(MAIST· Mobis Artificial Intelligence Software Testing)'와 함께 딥러닝을 탑재한 대화형 개발문서 검색로봇(챗봇, Chat-bot)도 도입해 활용 중이다.

특히 마이스트는 연구원이 설계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의 모든 연산과정을 인공지능으로 검증한다. 기존 수작업으로 이뤄지던 소프트웨어 검증 업무를 자동화하면서 업무 효율을 2배 이상 높여준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마이스트를 통합형 차체제어시스템(IBU)과 써라운드뷰모니터링 시스템(SVM) 소프트웨어 검증에 시범 적용한 결과, IBU와 SVM의 소프트웨어 검증 업무의 각 53%, 70%를 마이스트가 처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