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한국 배터리 3사 "공격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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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터리 업계 위기가 국내 배터리 제조사에 반사이익이 될지 관심이 커졌다. 국내 배터리 3사는 기술력에서 중국 업체에 앞서지만 그간 중국 정부의 보조금 차별로 세계 최대 전기차·배터리 시장인 중국 공략이 원활하지 못했다. 하지만 중국 보조금 정책 변화로 노골적인 배제 조치가 사라진다면 공정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국 기업 육성과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 조치로 2016년 1월부터 시작된 한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차별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국내 배터리 3사는 2020년 보조금 폐지 이후를 대비해 중국 현지에서 공격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중국 난징에 약 2조원을 투입해 제2 배터리셀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2023년에는 연간 32GWh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LG화학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이 약 18GWh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중국 합작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함께 장쑤성 창저우시에 전기차 연산 25만대 분량을 생산할 수 있는 7.5GWh 규모 배터리 생산공장을 착공했다. 시안과 톈진에 각각 중대형 배터리 공장과 소형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SDI도 꾸준히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국내 배터리 3사는 중국 자동차 제조사와 2020년 이후 출시 차량에 대한 배터리 공급 논의를 이미 시작했다”면서 “선두 업체인 CATL 정도를 제외하고 아직까지 한국과 중국 업체 기술 격차가 상당한 만큼 중국 전기차 업체도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고에너지밀도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한국 배터리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가 예정대로 진행되고 주행거리에 따라 차등화된 신에너지차 크레딧 제도가 2019년부터 시행되면 자금력과 더불어 에너지밀도 경쟁력을 확보한 상위 몇 개 업체만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양산 경험과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 중국 업체 대비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한국 배터리 업체가 보조금 폐지 이후 조심스럽게 시장 진입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보조금 폐지 방침을 번복하거나 해외 업체를 견제하기 위한 다른 방식의 규제를 신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CATL 등 상위 업체가 엄청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한국 업체와 기술 격차를 줄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자로 등장하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위협요인이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