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주년 창간기획 Ⅲ] <3>수평문화 변신의 첨병 '벤처'

스테이션3 전경 <사진 스테이션3>
스테이션3 전경 <사진 스테이션3>

스타트업은 대기업보다 몸집도 가볍고 조직원 연령대도 낮아 수평적 조직문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호칭, 소통, 연공서열 타파 등 대기업이 쉽게 바꿀 수 없는 제도를 과감하게 변경해 조직문화를 새로 쓰고 있다.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는 대리, 과장 등 직급명을 없애고 '님' 호칭을 도입했다. 한유순 대표는 사내에서 '유순님'으로 불린다. 이런 호칭은 다방 수평적 조직문화를 다지는 데 효과적이다. 대표에게라도 “유순님, 그건 아닌 것 같아요”라고 쉽게 말할 수 있다. 구성원 간 다양한 의견 교환과 소통으로 최선의 의사결정을 도움을 준다.

이밖에도 매달 전 직원이 모여 소통하는 '다락방'이 열린다. 팀별 업무 진행상황을 공유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함께 할 팀원을 즉석에서 모집한다.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숨겨둔 여행지 공유 등 다양한 주제가 공유되는 자리다. 주기적 소통을 통해 서로의 업무를 공유하고 자유롭게 협업하는 조직문화는 부동산 시장을 새롭게 해석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테이션3 원동력이다.

메쉬코리아도 직급체계를 없애고 님으로 호칭을 통일했다. 특히 회사 주요 정보 접근에 제한을 두지 않고 전 직원이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 소통한다. 이는 수평적 문화의 가장 기본사항이라고 여긴다.

메쉬코리아 문화나 복지는 어느 한 조직에서 맡아서 진행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컬쳐커미티'가 주도한다. 컬쳐커미티는 전사 행사 및 복지 등을 설계하고 실행하며 회사는 이를 지원한다. 컬쳐커미티는 6개월마다 새롭게 구성된다. 또한 한 달에 한 번 전 사원이 만나는 자리인 '메쉬톡데이'를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다.

사진=야놀자 제공.
사진=야놀자 제공.

야놀자도 연공서열을 없애고, 수평적 의사소통과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직급에 관계없이 서로를 '님'으로 부른다. 또 정기적으로 타운홀을 통해 직원 목소리를 듣고 회사 방향성과 비전을 공유한다.

배달의민족은 무조건적인 수평적 조직문화보다는 최소한의 규율 안에서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한다. 별도 제도를 만들기보다 약속시간 지키기 같은 작은 규율을 중요하게 여긴다.

김봉진 배달의민족 대표는 “자율이란 자신의 욕망이나 남의 명령에 의존하지 않고도 스스로의 원칙으로 자신을 통제하고 절제하면서 어떤 일을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우아한형제들은 작고 사소한 규율을 지렛대 삼아 스스로의 원칙과 규칙을 세워 일할 수 있는 자율적인 문화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어때는 지난해부터 차장, 과장 등 직급 체제를 허물었다. 님을 붙이지 않고 '레드' '잭' '루키' 등 영어이름으로 서로를 부르는 수평적 호칭문화를 도입, 운영한다. 기존 직급체계에서 오는 수직적 업무 처리 방식, 딱딱한 기업문화를 지양하고, 모든 구성원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창의적이고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구성원 모두에게 동등한 소통 기회를 부여하자는 취지다.

개인 휴가 사용 자율성 보장을 위해, 지난해부터 연차 사용 시 결제를 올린 사람이 스스로 연차를 결재하는 '전결'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연차 사유를 적는 란도 없앴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