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주년 창간기획Ⅲ]액션플랜1<1>직장 문화를 바꿔라

[36주년 창간기획Ⅲ]액션플랜1&lt;1&gt;직장 문화를 바꿔라

#'인간중심 산업혁명'은 직장 문화를 혁신하는 데서 출발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근로자 일하는 방식과 일·생활 균형을 위한 혁신은 산업계 주요 화두로 등장했다. 하지만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력 구조 재편, 저성장 고착화 등 산업계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치 않다. 실제 우리나라 장시간 근로 노동자 비율은 20.8%로 OECD 국가 중 35위로 바닥권에 처졌다.

한국 노동 생산성은 31.8달러로 OECD 회원국 중 28위에 불과하다. 장시간 근로 관행으로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제 직장 문화를 간소화해 생산성을 높이고 업무 형태도 인간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일과 일하는 방식의 대대적 혁신을 요구한다. 2, 3차 산업혁명 시대 직장문화와 일하는 방식으로는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일과 직장문화를 결정하는 패러다임 변화는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진행 중이다.

우선 인구학적 변화가 심상치 않다.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4%로 2017년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또 출산율은 지속 하락해 2037년까지 생산가능인구는 2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 시장에 신규 유입되는 일 할 사람은 줄고, 자연스럽게 노동 시장 활력이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직장 내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면서 세대 간 불신과 소통 벽도 높아진다. 멀티태스킹에 능숙하고 전통과 유연하게 교류하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2000년생)가 직장 문화를 바꾸는 동력이 되고 있다.

보다 근본적 변화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 변화다. 4차 산업혁명은 파괴적 기술의 융합을 통한 산업과 사회 변화에 머물지 않고 일과 일하는 방식 자체 변화를 요구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수많은 기업이 2차 산업혁명 시대 운영방식과 시스템에 머물러 있다. 창의적인 지식업무가 일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공장 형태의 모듈형 업무 환경은 그대로다. 앞으로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해 유연한 업무가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최적화된 업무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업무 장소와 업무 스타일을 비롯해 업무 역량까지 두루 점검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연결성이 뛰어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연결성이 업무 생산성과 연결되지 않고 있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는 유연한 업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업무 스타일도 개선해야 한다. 근로자의 일하는 스타일에 맞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하고,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기업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협업을 통한 성과 중심의 투명한 업무평가가 뒷받침돼야 한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일과 생활 균형을 이루고, 기업은 이익과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가 돼야 한다.

근로자 업무 능력도 지속 개선해야 한다. 협업과 비판적 사고, 프로젝트 관리,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하는 성장 중심 사고 방식이 우선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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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업무 스타일은 다양한 기업에서 점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MS는 다양한 업무 병행과 새로운 가치창출, 프로젝트 중심, 일반 업무 처리 자동화 등의 원칙을 직원 업무 스타일 혁신에 접목했다.

문서공유 및 편집(1시간), 불필요한 회의(1시간), 미팅 준비(1시간), 고객사 이동(1.5시간), 자료검색준비(2시간) 등 6.5시간의 업무를 2시간으로 줄였다. 대신 나머지 4.5시간은 혁신·창의적 업무수행과 신규 사업 기획에 투입했다. 직원들은 자율적인 출퇴근, 재택근무, 대체휴가, 휴가장려 등 유연근무를 적극 활용한다. 이를 통해 직원만족도는 89%나 높아졌다

'일을 오래하는 것'과 '일을 잘 하는 것'을 구분하는 직장문화도 자리잡아야 한다.

기술이 혁신을 주도하는 시대에 기업은 근로자가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방식'으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여기서 창의력이 나오고, 이것이 바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다.

박선정 한국MS 대표변호사는 “급속하게 발전하는 기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일터와 일하는 방식, 노동자 등 21세기 업무환경을 구성하는 3가지 요소를 모두 혁신해야 한다”며 “여기에서 기업에 필요한 창의력이 창출되며 이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업 입장에서 일과 생활의 균형은 생산성 확보 문제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일과 생활의 균형은 포용하는 문화를 만드는 문화혁신”이라고 덧붙였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