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기술 中 유출 시도 또 적발… LGD 직원 '덜미'

LG디스플레이 플라스틱OLED(POLED) 자료 사진. <전자신문DB>
LG디스플레이 플라스틱OLED(POLED) 자료 사진. <전자신문DB>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 관련 신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리려는 시도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구지법은 지난 7일 LG디스플레이가 퇴사한 직원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지난 5월 말 경기도 의정부지법이 LG디스플레이 퇴직자 B씨에 대해 전직 금지 명령을 내려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준 데 이어, 4개월여 만에 비슷한 사례가 2건 잇따라 발생한 것이다.

플라스틱 올레드(POLED) 전문기술자로 알려진 A씨와 B씨는 각각 지난 5월과 4월에 퇴직할 때 국내외 경쟁 업체에 취업하지 않는 것은 물론 재직 시에 얻은 영업비밀을 다른 곳에서 사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영업비밀 보호 서약서'를 회사 측에 제출했다. 그러나 A씨는 퇴사할 때 개인사업을 이유로 들었던 것과 달리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비전옥스로 이직하려 한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법은 A씨가 스스로 퇴직 의사를 밝혔고 경쟁사로의 이직 의사를 부인하지 않았으며, 올레드 관련 중요 기술을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으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해 2년간 전직을 금지하는 동시에 이를 위반할 경우 매일 1000만원씩 간접 강제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B씨도 퇴사 당시에는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간다는 계획을 회사 측에 밝혔으나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로부터 입사통지서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나 같은 판결을 받았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수원지법이 삼성디스플레이가 퇴사자 C씨를 상대로 제기한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바 있다. 지난해 8월 영업비밀 보호 서약서를 회사 측에 제출한 뒤 퇴사한 C씨는 국내 선박안전관리회사에 취업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BOE 협력사인 청두중광전과기유한공사(COE)에 입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우리 업계 핵심 기술과 인력을 빼가기 위한 중국 업체들의 시도가 노골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특히 국가핵심 신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올레드 기술력이 아직 우리나라보다 3년 이상 뒤처져 있는 상태”라면서 “그러나 인력과 기술 유출이 계속된다면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올레드 시장에서도 한순간에 중국에 밀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