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中 톈진에 전장용 MLCC 공장 짓는다

적층형세라믹콘덴서(MLCC)와 쌀을 비교한 모습. (사진=삼성전기)
적층형세라믹콘덴서(MLCC)와 쌀을 비교한 모습. (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가 중국에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생산라인을 건설하며, 업계 1위 무라타 아성에 도전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약 5000억원을 투자해 중국 톈진에 전장용 MLCC 공장 건설 을 검토하고 있다. 오는 20일 이사회를 열어 투자 계획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삼성전기는 톈진에 IT용 MLCC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지에 전장용 MLCC 전용 라인을 건설하는 것은 처음이다.

1차 투자액은 토지 매입과 기반 시설 조성, 공장 건설 등에 투입되며 생산 설비 투자는 별도로 이뤄진다. 공장은 내년 말 완공될 것으로 보이며, 장비 반입 시기 등을 고려하면 2020년 중순께 제품을 양산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MLCC는 전류의 흐름을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소자로 전자제품에 반드시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다. 5G, 자율주행차,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제한돼 있어 공급이 부족하다. 삼성전기는 전 세계 MLCC 시장에서 일본 무라타에 이어 21% 점유율을 보유한 2위 기업이다.

지금까지 삼성전기 MLCC 제품 포트폴리오는 IT용 MLCC에 집중돼있었다. 부산사업장에 전장용 MLCC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지만 생산 규모가 제한적이었다.

시장에서는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 보급 확대로 전장용 MLCC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한 대에 평균 800~1000개 MLCC가 탑재되는 것과 비교해 전기차 한 대에 들어가는 MLCC는 1만2000~1만5000개에 이른다. 가격도 IT용 제품에 비해 3배 이상 비싸다.

삼성전기가 전장용 MLCC 시장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무라타 등 일본 업체와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IT용 MLCC 생산라인에서는 전장용 MLCC를 생산할 수 없지만, 전장용 생산라인에서는 IT용과 전장용 제품을 모두 생산할 수 있어 생산 유연성도 높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중국에 전장용 MLCC 공장 투자를 검토 중”이라며 “이번주 이사회에서 관련 안건이 통과돼야 투자 계획이 최종 확정된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