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주년 창간기획]<설문조사>정부 일자리 예산 확대 '긍정'…효과는 '글쎄'

내년 정부가 집행할 일자리 예산이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일자리 안정자금을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3조원 규모로 편성하는 등 일자리 예산을 20%가량 증액한다.

일자리 예산 설문조사 결과.
일자리 예산 설문조사 결과.

산업계는 정부가 내년 일자리 예산을 20% 이상 증액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재정 확대 통한 일자리 창출 성과는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자리 창출 핵심 역할은 중소기업과 벤처, 스타트업이 주도해야 한다고 봤다.

전자신문이 산업계 임원 276명 대상으로 내년 일자리 예산 20% 이상 증가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절반인 50.5%가 '보통이다'고 답했다. 25.5%는 '적절하다', 12.9%는 '매우 적절하다'고 답하는 등 대다수 응답자가 일자리 예산 증가를 긍정 평가했다.

내년 정부 예산에서 가장 증가율이 높은 것은 일자리 예산이다. 올해보다 22%(4조2000억원) 늘어난 23조5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산업계는 일자리 예산 증가에도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 등 소득주도 성장정책이 민간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설문조사에서도 기대 수준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 확대 통한 일자리 창출은 부정 평가가 많았다. 응답자 절반이 넘는 57.7%는 '매우 성과가 낮을 것(29.4%)' 또는 '성과가 낮을 것(28.3%)'이라고 봤다. '성과가 높거나 매우 높을 것'으로 평가한 비율은 21.5%에 불과했다.

산업계는 역대 최고 수준 일자리 예산에도 계약직과 같은 불안정 일자리 비중이 높다면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정부도 이미 고용 분야에 수십조원 예산을 쏟아부어 일시적으로 일자리를 늘렸지만, 정규직 등 안정화된 일자리 창출에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재정 확대만으로 일자리 쇼크를 벗어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자리 창출 핵심 역할은 중소기업과 벤처·스타트업이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응답자 59.8%는 '중소기업(34.9%)'이나 '벤처·스타트업(24.9%)'이 일자리 창출 핵심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답했다. '대기업(19%)'이나 '중견기업(13.4%)' 응답 비중은 32.4%로 비교적 낮았다.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 일자리라고 답한 비중은 5.2%에 불과했다. 일자리 예산 증가분을 공공 분야보다 청년 채용 비중이 높은 일반 중소기업과 벤처·스타트업에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최근 정부가 2022년까지 바이오헬스, 소프트웨어(SW), 지식재산(IP) 분야에 걸쳐 민간 일자리 10만1000개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관련 중소기업과 벤처·스타트업 수혜가 예상된다. 정부는 내년 관련 분야에 6187억원 예산을 우선 투입할 방침이다.

<표1>2019년도 일자리 예산이 20% 이상 증가한 것에 대한 평가(응답 263명)

매우 적절하다(12.9%)

적절하다(25.5%)

보통이다(50.6%)

부족하다(8%)

절대적으로 부족하다(3%)

<표2>재정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대한 평가(응답 269명)

매우 성과가 높을 것이다(3.7%)

성과가 높을 것이다(17.8%)

보통이다(20.8%)

성과가 낮을 것이다(28.3%)

매우 성과가 낮을 것이다(29.4%)

<표3>일자리 창출의 핵심적인 역할은 어느 곳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가(응답 269명)

공공 일자리(정부 주도)(5.2%)

대기업(19%)

중견기업(13.4%)

중소기업(34.9%)

벤처·스타트업(24.9%)

기타(2.6%)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