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보건·의료 협력 강화...제약사들, 백신·필수 의약품 공급 등 모색

[평양정상회담]보건·의료 협력 강화...제약사들, 백신·필수 의약품 공급 등 모색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남북 보건의료 협력에 본격 나선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GC녹십자, JW중외제약 등 국내 주요 제약사는 남북 보건의료 협력방안 마련을 환영하고 지원책을 모색한다.

지난 5월 복지부는 남북 정상회담 후 '대북 지원방안 TF'를 구성, 보건의료 분야 북한 교류 준비에 착수했다.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협력 약속을 확인했다. 전염성 질병 유입·확산 방지 긴급조치를 비롯한 방역과 보건·의료 분야 협력을 강화한다.

제약사도 대응에 착수했다. GC녹십자, SK케미칼 등은 독감백신 등 필수 백신을 보유했다. 질병 예방 필수인 백신이 먼저 북한에 지원될 가능성이 높다. GC녹십자는 2000년 북한 조선광명성총회사와 합작으로 평양에 뇌혈전증 치료제 '유로니카제' 생산 공장을 설립한 바 있다. 최근 경제협력, 보건의료 추가 협력을 준비 중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남북 보건의료 협력방안이 제시된 것은 아니어서 지켜보고 있다”면서 “제약바이오협회 등을 통해 구체적 협력 방안이 나오면 혈액제제, 필수의약품, 백신 등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액제와 전문의약품을 북한에 제공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수액제 판매에 주력하는 JW중외제약, CJ헬스케어, 한미약품 등도 대북 지원 관련 대책에 촉각을 세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수액제 공급, 수액제 공장 설비 능력 등을 갖춘 제약사가 북한 내 의약품 공장 인프라 구축을 위해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정부 안이 나온다면 적극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과거 북한 어린이에게 의약품을 제공했다. 1997년부터 2015년까지 어린이 의약품 35억원 규모를 북한에 지원했다.

감염병 대응을 위한 항생제 지원 등도 교류 품목에 포함될 전망이다. 북한 보건당국과 대화 채널이 재개되면 통일부, 보건복지부와 북한 주민 건강상태와 의약품 수요를 파악, 의약품 생산시설 건립·가동 등을 논의할 수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남북 보건의료 협력에서 우선 순위로 결핵치료제, 백신, 항생제 등 필수 의약품 지원 위주로 이뤄질 것”이라면서 “이후 의약품 공장 생산설비, 병원 교류 및 현대화 등 사업 영역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