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 집단체조에 등장한 드론…"북한 ICT 기본기 갖춰"

평양 51 능라도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 집단 체조에서 드론이 군집비행했다.<평양공동사진취재단>
평양 51 능라도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 집단 체조에서 드론이 군집비행했다.<평양공동사진취재단>

이번 평양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집단체조 공연 등을 통해 정보통신기술(ICT)을 엿볼 수 있었다. 글로벌 수준과 비교해 독보적 기술력으로 보긴 어려워도, 기본기를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정상회담 이틀째인 19일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관람한 '빛나는 조국' 집단체조에서는 드론 군집비행이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공연 초반 200여대 드론이 날아올라 '빛나는 조국' 문구를 LED로 수놓으며 문 대통령을 비롯한 수행단과 관람객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북한의 드론 기술이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인텔이 선보인 1218대 군집 비행에는 미치지 못하는 비교적 간단한 형상을 표현했지만, 상당한 수준의 드론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 기술력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군집비행은 하나의 컴퓨터로 개별 드론에 위치선정을 하도록 주기적인 통신신호를 전송하고, 안정화하는 일이 중요한 기술로 손꼽힌다.

박춘배 한국드론산업협회 부회장은 “북한이 중국 또는 자체개발 드론 HW를 사용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야외에서 실시간으로 위치를 선정하고 유지하는 모습은 탄탄한 기본기를 보여준다”면서 “드론을 특정 형상으로 배열하는 기술을 자체 보유했다는 것은 SW 기술력이 상당하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집단체조 공연에서는 레이저 등 조명을 활용해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미디어 파사드' 기술도 선보였다.

이번 방북 과정에서 북한 주민 스마트폰을 대중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문 대통령이 평양에 머무르는 동안 만난 시민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 있었다. 기종 간 차이가 있지만 100~400달러로 북한 주민 월급이 80달러 수준임을 고려하면 1~2개월을 모아야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이다. 북한 주민도 스마트폰으로 온라인쇼핑을 하고 정보를 검색하는 등 생활 속 ICT 활용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