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나가는 국내 중소 車부품 기업…“기술 한류 이끈다”

ADAS), 파워트레인 등 차세대 전장 부품으로 영역 확대

국내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 가운데 자체 기술력으로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으면서 '기술 한류'를 이끄는 기업이 늘고 있다. 그동안 주요 수출 품목이 단순 기계 부품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파워트레인(동력계통) 등 높은 기술력과 차세대 전장 부품으로 영역이 확대되는 것이 특징이다.

모본 MDAS-9이 장착되는 멕시코 리퓨사 버스 (제공=모본)
모본 MDAS-9이 장착되는 멕시코 리퓨사 버스 (제공=모본)

26일 업계에 따르면 무선통신·차량용 전장 솔루션 전문 기업 모본은 최근 멕시코 최대 운수 기업 리퓨(LIPU)와 ADAS 솔루션 공급을 체결하고 지난 7월부터 6개월에 걸쳐 멕시코 전역 리퓨 버스에 자체 ADAS 제품 'MDAS-9'을 제공하고 있다. 또 칠레, 페루 등 ADAS 수요가 많은 중남미 국가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올 연말께는 신규 개발되는 칠레 광산 트럭과 버스에도 납품할 예정이다.

회사는 오는 10월 13~16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홍콩전자전'에서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바이어와 화물차 전용 ADAS 제품 수출을 타진한다.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대형 화물운송 사업자들과 시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전시회를 통해 향후 수출 대상 확대를 노린다.

모본은 2011년 ADAS 시장에 진출한 후 자체 알고리즘 기술을 확보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각종 센서를 활용해 차량 주변 360도를 감지하는 모습 (전자신문 DB)
자율주행차의 각종 센서를 활용해 차량 주변 360도를 감지하는 모습 (전자신문 DB)

모본 관계자는 “동남아 국가에는 트럭 중심 물류가 발달해 있고, 관제서비스 시장도 크게 형성돼 있다”면서 “최근 동남아 국가로부터 ADAS 제품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이번 전자전에서 수출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모본은 ADAS 강국 이스라엘에서 교통부 지정 인증시험소(ARIEL)에서 진행한 성능 테스트에 통과하며 기술력과 성능, 안전성 등을 인정받았다. 중국, 일본 등에도 ADAS 제품을 수출하며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뻗치고 있다.

자동차 변속기에 사용되는 샤프트, 요크파 등 제품을 생산하는 경한코리아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경한코리아는 2007년 미국 부품업체 이턴과 협력, 이를 시작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후 해외에 완성품을 납품할 수 있는 조직을 신설, 현재는 아우디·폭스바겐에 30여종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세계로 나가는 국내 중소 車부품 기업…“기술 한류 이끈다”

유니테크노는 플라스틱 인서트 기어와 진공펌프 베인, BLDC 모터용 부품, 커넥트 하우징 등을 생산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한다. 100% 자회사 유니기전(강소)유한공사 역시 전기차 양산에 필요한 모터부품과 배터리 셀 케이스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 인도, 유럽 등 해외 완성차와 공급을 타진하고 있다.

현성오토텍은 승용차종 부품으로 각종 페달과 뒷바퀴 휠 구조, 상용차종 부품으로는 바닥 골격과 화물칸 외판 등을 각각 생산한다. 승용차종 부품이 회사 매출 65%를 차지한다. 각종 페달과 전장부품, 뒷바퀴 휠 구조 같은 연결 부품에서 수출 확대를 꾀한다. 올해 광주시 명품강소기업으로도 선정됐다. 2022년에는 매출 1960억원, 영업이익률 10% 달성을 목표로 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 규모는 2015년 2390억달러(약 270조원)에서 2020년 3033억달러(343조원)로 급성장이 전망된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물론 정보기술(IT)·통신 업체까지도 전장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중소 차부품 업체도 기존 제품을 뛰어넘는 차세대 전장부품으로 미래 자동차 시장 확대에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 차부품 업체 경우 현대·기아차 매출 비중이 70~80%를 차지하는 곳이 대부분으로, 대기업이 흔들리면 연쇄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중소 부품사 가운데 자체 기술과 수출처를 확대하는 사례가 느는 것은 산업 생태계 건전화 차원에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