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반도체 장비, 중국 구매 급증

반도체장비 이미지<전자신문DB>
반도체장비 이미지<전자신문DB>

2분기 중국 반도체 장비 구매 규모가 작년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반도체 굴기에 맞춰 반도체 설비 투자를 늘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27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세계 반도체 장비 출하액은 167억달러(약 18조7000억원)로 집계됐다. 전 분기보다는 1% 감소했지만, 작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보고서는 2000곳 이상 회원사를 보유한 SEMI와 95개 이상 글로벌 장비 업체가 가입한 일본 반도체장비협회(SEAJ)가 공동 수집한 데이터를 근거로 작성됐다.

중국 지역 구매가 급격히 성장, 반도체 장비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한국 지역 반도체 장비 출하액은 48억6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22%나 감소했다. 반면에 중국 지역 출하액은 37억9000만달러로 올라섰다. 이는 작년 대비 51%, 전 분기 대비 44% 늘어난 것이다. 한국이 여전히 가장 큰 반도체 장비 수입국이었지만, 중국이 급성장하며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 장비 시장은 이미 2분기 22억8000만달러로 집계된 일본과 21억9000만달러를 기록한 대만 시장 규모를 추월했다. 북미는 같은 기간 14억7000만달러에 불과했다. SEMI는 2019년 중국 내 장비 매출이 46.6% 늘어난 173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중국이 정부와 연계된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굴기를 외치면서 중국 반도체 장비 수입 규모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중국 제조 2025' 계획에서 2025년까지 약 200조원을 투입해 현재 13.5% 수준인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반도체 제조업체뿐 아니라 관련 장비·재료에 대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반도체 장비는 생산능력과 기술 수준으로 직결된다. 인수합병과 투자 등으로 기술 속도도 빠르게 고도화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 굴기를 이끄는 칭화유니그룹은 최근 중국 장쑤성 난징에서 열린 '중국반도체포럼'에서 중국 반도체산업이 10년 안에 세계 최고 대열 안에 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설계·검증장비 등을 여전히 수입에 의존하는 점을 들었다.

자오웨이궈 중국 칭화유니그룹 회장은 “지금은 중국 반도체산업이 취약하지만 5년 뒤인 2023년에는 다소 강해질 것”이라면서 “2028~2030년에는 세계를 지배하는 3~4개 기업 중 하나로 등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