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스타]마켓보로, 깜깜이 식자재 유통에 온라인 빛을

마켓보로의 B2B 식자재 유통플랫폼 마켓봄
마켓보로의 B2B 식자재 유통플랫폼 마켓봄

국내 식자재 유통시장은 46조원에 달한다. 이 중 대기업이 12%를 차지하고 나머지 대부분을 중소·영세 업체가 담당한다. 고추장, 소금, 설탕 등 상품과 종류가 다양해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거래가 투명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마켓보로(대표 임사성)는 오프라인 식자재 유통방식을 온라인으로 가져왔다. 온라인 수발주 및 유통관리 서비스 '마켓봄'에 식자재 유통업체, 공급업체들이 상품을 올려놓으면 식당 업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웹으로 유통사를 선택해 손쉽게 주문, 결제할 수 있다. 카드결제가 가능해 거래가 투명해지고 재고관리가 가능해져 장부를 쓰지 않아도 된다. 유통사도 주문을 자동으로 취합 가능하고 등록해 놓은 재고가 떨어졌을 때 자동으로 발주해 준다.

임사성 마켓보로 대표는 “전산화 되지 않았던 유통 데이터를 온라인으로 전환해 특정 지역이나 업종별로 특화된 데이터까지 오픈한 것”이라면서 “데이터를 쌓아서 결국에는 빅데이터를 가지고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마켓보로는 두 가지로 사업방향을 잡았다. 첫째는 대기업이 필요로 하는 빅데이터로 사업을 하는 것이다. 둘째는 기업간(B2B) 마켓플레이스를 여는 것이다. 개별 도매상이 구입하던 것을 수백개로 묶어 훨씬 싼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2016년 4월 오픈한 마켓봄은 현재 2000여개 유통사와 공급자, 3000여곳 식당이 사용한다. 지난해 거래 주문 금액은 210억원이었다. 올 들어 거래규모가 대폭 늘었다. 월 100억원 정도로 성장률이 15%에 달한다. 올 매출목표는 거래액 기준으로 연 1000억원이다. 8월까지 60% 이상 달성했다. 내년에는 거래액 5000억원을 목표로 한다.

임사성 대표는 “월 거래액이 1000억원 규모가 되면 국내 소셜커머스 수준 데이터를 갖게 된다”면서 “식자재 전문 마켓플레이스는 내년 상반기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수익모델은 마켓봄 수수료다. 유통업체에게 규모에 상관없이 월정액 사용료 5만5000원을 받는다.

웬만한 규모 유통업체는 ERP 유지비용으로 최소 월 30만원에서 200만원까지 쓴다. 마켓봄을 이용하면 비용이 최소 5분의 1로 줄 수 있다. 쓰기도 쉬워 포털 카페에 글을 올리는 정도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숙련된 ERP 담당자가 나가도 재교육에 골치를 앓는 일이 없다. 또한 ERP는 자체 저장용으로 쓰이지만 마켓봄은 양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다.

2016년 3월 법인 설립해 4월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직원은 총 9명으로 내부 5명, 외부 4명이 개발, 기획, 디자인을 맡는다.

임 대표는 “현재 6단계로 이뤄진 유통구조는 식당도 유통업체도 생산자도 불만”이라면서 “유통구조를 생산자, 유통, 수요자 3단계로 간소화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임사성 마켓보로 대표
임사성 마켓보로 대표

◇인터뷰-임사성 마켓보로 대표

“처음에는 엑시트가 목표였습니다. 유통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은 유통, 생산, 소비자 모두 약자라는 것입니다. 사업을 멈추면 모두가 힘들어 집니다. 유통에 참여하는 모두가 투명하게 신뢰기반으로 편리하게 사업하고 이익도 높아지도록 도움이 되는 플랫폼 서비스를 하고 싶습니다.”

임사성 대표는 의미 있는 일에 계속 도전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B2C는 있으면 좋고 없어도 되는 일이 많았지만, B2B는 하나라도 빠지면 시장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술과 사용자경험(UX)을 아는 마켓보로가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운영한다는 마음가짐이다. 그는 “중립적인 입장이라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우린 시장을 독차지할 필요가 없고 이익을 참여자 모두가 나누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