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무전시장에 국산업체 진입 길 열려

소방 무전시장에 국산업체 진입 길 열려

외산 독점인 소방 무전 시장에 국산 제조사가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공공안전통신망 표준 제정을 논의하는 프로젝트그룹 PG902는 모토로라가 제안한 가로채기, 위성항법장치(GPS), 암호화 등 신규 방식을 따르기로 합의했다.

가로채기와 GPS는 긴급지시와 소방관 안전을 위한 디지털무전기 핵심 기술이다.

모토로라(미국)와 하이테라(중국)는 관련 기술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양분해왔다. 그러나 양사 제품간 기능 호환이 되지 않는 게 문제로 지적돼왔다.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인근 소방서 여러 곳에서 합동 작전을 펼친다. 무전기간 핵심 기능이 호환되지 않으면 시민은 물론 소방관 안전도 보장할 수 없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국산 무전기 업체는 관련 기술이 없어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양사 특허(기술)를 개방하거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 호환성을 확보하고 국산 업체의 시장 진입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셌다.

결국 모토로라가 제안한 새로운 방식을 채택하기로 하면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풀렸다. 연말 TTA 총회 투표가 남았지만 업계가 오랜 논의를 거쳤고, 소방청이 원하고 있는 만큼 무리 없이 통과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무전기 제조사 관계자는 “국산 업체는 시장에 진출할 수 있고 소방은 어떤 제품을 쓰더라도 호환에 문제가 사라진다”면서 “연말 신규 아날로그 무전기 허가 종료로 내년부터 디지털화가 본격화되기 때문에 이번 결정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새로운 방식이 TTA 총회에서 한국 표준으로 결정되면 세계 표준으로 제안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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