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대출 확대 방침에 신용평가 스타트업도 기대↑

신용위험 분석 핀테크 업체를 잡기 위한 금융권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간 중금리대출 시장 확대에 세금 납부실적 등 비금융 데이터뿐만 아니라 비정형정보를 활용하는 빅데이터 기반 핀테크 업체에 대한 금융권 관심이 커지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 중금리대출 확대 방침에 따라 빅데이터 기반 신용평가 핀테크 기업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내년 중 중금리대출 상품 출시를 위한 중금리대출 특화 개인신용위험 평가모델 구축에 들어갔다.

카카오뱅크는 영업 개시 이후 1년여간 유치한 76만명 대출 계좌를 바탕으로 비금융 데이터에 대한 분석을 실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주주사 및 제휴사인 카카오, 카카오모빌리티 등을 통해 축적한 비금융 데이터 분석으로 민간 중금리 대출상품 전용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을 도입하기 위해서다. 케이뱅크도 내년 중 중금리대출 상품 출시를 위한 CSS 도입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8일부터 인터넷전문은행에도 정부가 지원하는 정책 중금리대출인 '사잇돌대출'이 시행됨에 따라 은행, 저축은행 대비 매력적인 금리 상품을 내놓기 위해서다. 정책 중금리대출뿐만 아니라 민간에도 정부가 전폭 지원을 약속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뿐만 아니라 은행 및 저축은행 등 기존 금융권에도 비금융 기반 CSS가 확산될 전망이다.

이미 일부 은행은 핀테크 기업과 협력해 비금융 정보를 활용한 CSS를 시범 도입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 기반 스타트업 에이젠글로벌과 협력해 개인신용대출 신청 건에 대한 평가점수와 대출금리를 산정하기로 했다. 앞서 지정대리인으로 선정된 ㈜핀테크는 자동차대출심사에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하는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 핀테크업체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가 중금리시장에 뛰어든 만큼 기존 은행이나 저축은행도 경쟁이 불가피해졌다”며 “앞으로는 기업여신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뿐만 아니라 개인신용평가 시장에 대한 기존 은행권 수요가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핀테크 업체는 개인신용정보 서비스 분야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 향후 금융 분야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에 따라 단순 금융거래 정보에 따른 신용정보뿐만 아니라 통신정보, 세금납부 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인 코리아크레딧뷰로 연구소장은 “중금리대출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다양한 만큼 은행 역시 고객층에 따라 다양한 신용평가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금융회사가 기존에 보지 못했던 정보를 더 많이 가져갈 수 있도록 금융당국에서 유도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