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의 유니콘기업 이야기]<39>4개월만에 유니콘이 된 법인카드 핀테크 회사 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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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의 유니콘기업 이야기]&lt;39&gt;4개월만에 유니콘이 된 법인카드 핀테크 회사 브렉스

2017년 겨울에 창업하고 올 6월에 사업을 개시한 회사가 4개월도 안 돼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한 놀라운 회사가 있다. '브렉스(Brex)'라는 핀테크 회사다.

공동 창업자 헨리크 두부그라스와 페드루 프란체스키는 모두 브라질 출신 젊은이다. 이들은 14살 고등학생 때 코딩과 해킹에 빠져 있었지만 그들의 꿈은 페이스북 저커버그 같은 인터넷업계 억만장자가 되는 것이었다. 두부그라스는 10대 시절 아이폰 운용체계(OS) 보안을 피해 애플리케이션(앱)을 임의로 설치하고 삭제하는 '탈옥'을 감행, 애플로부터 특허 침해 경고를 받았다. 그들의 부모는 위험한 짓을 그만두라고 벌을 내렸지만 멈추지 않았다.

두부그라스가 애플의 특허침해 경고를 받은 이유는 온라인게임을 개발해서 아이폰에 임의로 설치하고 사업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는 게임으로 큰돈을 버는 대신 큰 꿈을 꾸기 위해 실리콘밸리 진출을 결심하고 스탠퍼드대 진학을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브라질 학생이 미국의 대학 진학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이를 도와주는 교육 관련 온라인 회사를 차려 사용자 80만명을 모았지만 자금 부족으로 회사를 접어야 했다. 15세 어린 소년이 하는 회사에 자금을 대 주는 투자자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상파울루 출신의 두부그라스는 리우데자네이루 출신으로 지급 결제에 관심이 많던 프란체스키를 16살에 만나 혁신과 창업에 의기투합한다. 이들은 브라질의 스트리페(Stripe)에 해당하는 'Pargar.me'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이들 무서운 10대가 만든 회사는 3000만달러 투자를 유치, 1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15억달러 지불 거래를 처리하는 핀테크 회사로 성공한다.

이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그들이 가슴에 품고 있던 더 큰 성공을 위해 회사를 매각하고 꿈에 그리던 실리콘밸리로 진출, 스탠퍼드대에 진학했다.

대학에 진학하자마자 이 둘은 새로운 스타트업 꿈을 위해 가상현실(VR) 회사인 비욘드의 아이디어로 Y콤비네이터 스타트업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3주간의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들의 장점과 무관한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비욘드를 포기하고 브라질에서 성공을 체험한 지급결제 핀테크 사업으로 전환한 것이 지금의 브렉스다.

브렉스의 사업 아이디어는 직접 겪은 창업 과정에서 불편을 사업화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스타트업은 은행이 신용 대출이나 법인카드를 발행해 줄 실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창업자는 법인이 아닌 개인 카드로 회사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회사 실적에 따라서는 신용불량자가 되는 위험까지 감수해야 한다. 이런 처지를 잘 아는 브렉스는 스타트업에 아무런 담보나 창업자 개인의 보증 절차가 없는 법인카드를 5분 만에 온라인으로 발급해 주는 새로운 회사로 출발했다.

회사의 무담보 신용카드 비결은 스타트업의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정보를 받아 매출이나 투자자금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카드 신용 금액을 결정해 주는 방식이다. 스타트업 경영자는 법인카드를 쓰면서 영수증을 챙기는 회계 불편을 감수해야 하지만 브렉스는 스타트업 직원이 영수증을 스마트폰 사진이나 이메일로 보내면 법인카드 기록과 대조해서 회계 정리도 함께해 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들의 아이디어는 그들이 졸업한 Y콤비네이터 출신을 비롯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 선풍을 일으키며 인기를 얻고, 이 생태계를 잘 알고 있는 페이팔 공동창업자로서 벤처 투자에 열심인 피터 틸 등의 통 큰 투자를 유치했다. 사업 서비스 시작 4개월이 안 돼 1조4000억원 가치를 지닌 유니콘 기업에 등극하는 신화를 창조했다.

브렉스는 큰 꿈을 갖고 글로벌로 나간 용감한 10대의 모험과 성공 이야기이다. 자신의 경험에서 문제 해결을 통해 블루오션을 찾아낸 사례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창업 지원 명목으로 살포되는 지원금은 이러한 시장이 존재할 수 없게 만든다. 물론 이들은 사업 성공을 위해 스탠퍼드대를 바로 중퇴하고 빌 게이츠, 델, 스티브 잡스의 궤적을 따라가고 있다.

이병태 KAIST 교수 btlee@business.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