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루라이드 年 '5.5만대' 양산…기아차 美 공장 살릴 '기대주'

기아자동차가 미국 시장에 선보일 전략형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프로젝트명 ON)'를 연간 5만대 이상 양산을 목표로 내년 2월부터 판매에 돌입한다.

텔루라이드는 올해 들어 가동률이 60% 수준까지 추락한 기아차 미국 생산거점 조지아 공장을 살려낼 핵심 신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최근 부품 협력사에 텔루라이드 최종 양산 일정과 규모를 공유했다. 기아차는 이달 1일부터 텔루라이드 파일럿 차량 생산을 시작, 12월 최종 양산 차량을 생산한다. 이후 내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다. 첫해 양산 목표는 5만5000대 수준으로 향후 판매 추세에 따라 조정할 전망이다.

기아자동차가 공개한 텔루라이드 양산형 기반 쇼카.
기아자동차가 공개한 텔루라이드 양산형 기반 쇼카.

미국 전략형 모델인 텔루라이드는 조지아 공장이 생산을 전담한다. 국내에서 일부 부품을 조달, 현지에서 최종 생산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원활한 물량 확보는 물론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수입차 고관세 정책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올해 들어 조지아 공장 부진은 심각한 수준이다. 기아차 글로벌 생산거점 4곳(미국·중국·슬로바키아·멕시코) 가운데 생산량이 가장 저조하다. 조지아 공장 생산능력은 연간 36만대 수준이지만, 판매 부진 장기화로 올해 1~8월 실제 가동률은 6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업계는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생산 차종인 쏘렌토, 옵티마(K5) 판매가 다시 살아나고 있고, 텔루라이드가 연말 추가 생산에 돌입하면서 조지아 공장 가동률도 점차 회복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시장을 겨냥한 텔루라이드는 현지 인기 차종인 포드 익스플로러, 혼다 파일럿,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을 철저히 벤치마킹해 개발한 현지 전략형 모델이다. 최대 8명이 탑승할 수 있는 넉넉한 차체에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기아자동차 미국 조지아 공장 전경.
기아자동차 미국 조지아 공장 전경.

국내 출시 가능성은 적다. 기아차는 전용 생산라인을 조지아 공장에 설치해 북미 시장 위주로만 판매를 진행한다. 차체가 큰 텔루라이드보다 모하비가 국내 도로 환경과 소비자 취향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텔루라이드 출시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미국 SUV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내년 초 텔루라이드가 판매를 시작하면 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 '스토닉(소형)-스포티지(준중형)-쏘렌토(중형)-텔루라이드(대형)'로 이어지는 SUV 풀라인업을 구축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가 SUV 현지 생산 비중을 높이면서 부진한 현지 공장 가동률이 내년부터 서서히 회복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 정부의 지속적 통상 압박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 한국차 현지 생산 비중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