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中 부진 장기화...4분기 연속 영업익 '1조'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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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더딘 판매 회복세를 보이면서 하반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3분기 글로벌 판매가 소폭 늘었지만, 미국과 중국 시장 경쟁 심화와 원화 강세, 고정비 부담 등으로 4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 붕괴가 유력하다. 다만 3분기부터 판매에 돌입한 신차들이 하반기 판매 회복을 이끄는 점은 긍정적이다.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 전경. 박지호 기자 jihopress@etnews.com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 전경. 박지호 기자 jihopress@etnews.com>

14일 증권가와 업계는 현대차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4분기 연속으로 1조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전망치 평균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한 23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29% 감소한 8600억원이다.

유럽과 인도, 러시아 등 신흥국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주력 시장인 미국과 중국 판매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실적이 하락했다. 미국과 중국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EV)를 중심으로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지만, 현대차는 신차 대응이 늦어지면서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한 38만4000대를 판매했다. 이 가운데 미국은 0.6% 증가한 5만7359대를 기록했다. 3분기 현지 판매를 본격화한 신형 싼타페는 지난달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5400여대를 파는 데 그쳤고, 제네시스 역시 400여대가 팔리는 등 극심한 부진에서 빠졌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형 싼타페 미국 판매는 7월 1461대, 8월 6031대에서 9월 5400대로 월 1만대를 예상했던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면서 “신형 싼타페 신차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에 시달린 중국에서도 현대차는 반등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현대차 중국 판매 대수(도매 기준)는 8만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 소매 판매도 6만5000대로 11% 줄었다.

류연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중국 시장 판매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여기에 리콜 비용과 신차효과 약화 등이 3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3분기 이후에도 미국과 중국 시장 판매 회복에 실패할 경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3조원 안팎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제기한다.

다만 남은 4분기 신차 출시로 인한 공장 가동률 회복, 인센티브 하락을 기대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에 제네시스 G70을 투입했고, 중국에 올 뉴 위에동 5도어 파생 모델 이씽을 출시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에서 신차 출시가 늘었다는 점은 판매 실적에 긍정적인 요인”이라면서 “영업일 증가에 따른 수출 증가, 신차효과, 인센티브 하락으로 향후 실적 회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아차 3분기 실적도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기아차 3분기 영업이익이 3056억원으로 현재 시장 전망치인 3568억원을 밑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