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C 부산총회를 말한다]<1>이상진 표준협회 회장

[IEC 부산총회를 말한다]<1>이상진 표준협회 회장

# 14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2018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부산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IEC 총회는 세계 전기전자 표준 전문가들이 모여 차세대 기술 표준을 논의하는 무대다. 이번 총회에는 85개국 3000여명 전문가가 집결한다. 우리나라가 세계 4위 전기전자제품 생산국 위상에 걸맞은 표준 선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무대가 될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 핵심이 전기전자 및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융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2018 IEC 부산총회를 계기로 국내 표준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우리나라 표준 경쟁력 현황과 과제 등을 짚어본다.

“이번 IEC 총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세계 표준 유관 기관 및 선도 기업들과 비즈니스 협력 모델을 만들고,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 표준 선도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훌륭한 무대가 될 것입니다.”

이상진 한국표준협회장이 이번 IEC 부산총회에 거는 기대는 그 누구보다 크다. 세계 전기전자 산업을 주도하는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표준 분야에서 기업 관심도를 제고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5000여개에 달하는 협회 회원사들에게도 이번 총회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 기업이 그 위상과 역할에 비해 전기전자 분야 국제 표준화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국가 정책이나 대학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국제 표준화 활동을 기업 전반으로 확산시키는데 이번 IEC 부산총회가 좋은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준협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협회 역할과 진로를 재정립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필수적인 핵심 기술과 관련 표준을 빨리 보급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이 회장은 “국가 정책을 필두로 산학연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역량을 결집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며 “표준협회가 영국 BSI처럼 세계적인 표준을 제안하고 선도하는 기관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블록체인,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스마트제조, 스마트시티 등 4차 산업혁명 주요 기술 표준 교육과 확산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변 아시아 국가와 표준 협력을 강화하고, 집단지성으로 대응하는 데 집중한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 기업의 국제표준화 활동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장은 “4차 산업혁명 표준화가 미국 실리콘밸리와 중국 항저우, 선전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큰 위협”이라며 “협회가 국제표준화기구(ISO)와 IEC와 같은 기구에 적극 참여하고, 이를 바탕으로 표준 선도국가와 역량을 공유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힘을 합쳐 15개 분야에서 매년 10개씩 7년간 총 1000여개 국제표준을 제안한다는 목표다. 국제 표준화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선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가 기술 상용화에는 앞서 나가지만, 핵심 표준 선점에는 무관심했던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며 “4차 산업혁명 표준 선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느냐에 우리나라의 명운이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