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페이스북 "사용자 2900만명 개인정보, 해커들에 뚫렸다"

[국제]페이스북 "사용자 2900만명 개인정보, 해커들에 뚫렸다"

지난달 발생한 페이스북 네트워크 해킹 사건 당시 해커들이 3000만명에 달하는 사용자 개인정보에 접근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페이스북이 밝혔다.

14일 CNN·CNBC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 네트워크에 침투한 해커들은 계정 접근권을 덮어쓰는 수법으로 40만개 계정을 그들의 통제 아래에 두고 2900만명의 사용자가 올려놓은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에 접근한 것으로 밝혀졌다. 100만 명의 사용자는 개인정보와 관계없이 액세스 토큰만 도용됐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28일 해킹 사건 발표 당시 해커들이 '뷰 애즈(View As)' 기능에 침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뷰 애즈는 사용자가 자신의 계정이 다른 사용자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미리보기할 수 있는 기능을 말한다.

페이스북은 개인정보가 뚫린 사용자 2900만명 중 절반가량인 1400만 명의 경우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외에 연락처 정보, 성별, 구사하는 언어, 종교, 친구 관계·지위, 최근 로그인 정보와 검색기록, 사용하는 디바이스 유형 등 더 민감한 정보가 해커들에게 노출됐다고 밝혔다.

나머지 사용자 1500만 명은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세 가지만 노출됐다.

페이스북은 해킹 영향을 받은 모든 사용자의 액세스 토큰을 다시 설정하고, 자신의 계정이 해킹당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별도 웹사이트를 가동했다.

페이스북은 1주일 이내에 해킹당한 사용자들에게 개별적으로 메시지를 보낼 계획이다.

페이스북의 가이 로젠 부사장은 블로그 포스트에 “해킹 사건은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수사 중이다. 해킹 배후에 누가 있는지는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이번 공격을 감행한 해킹 그룹이 다른 방식으로 페이스북을 이용했는지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로젠 부사장은 이어진 콘퍼런스콜에서 “해커들은 40만개 프로필을 해킹한 다음에 친구, 친구의 친구를 이용해 최대 3000만명까지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 키를 얻었다고 부연했다.

로젠 부사장은 “일부 사용자의 경우 해커가 카드번호 마지막 4자리까지 접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해킹 대상에 페이스북 외에 인스타그램, 왓츠앱, 오큘러스, 메신저키즈 등 계열 네트워크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페이스북은 말했다.

페이스북은 이번 사건 조사와 관련해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IDPC) 등과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페이스북 해킹은 지난달 14일부터 25일까지 이뤄졌다. 페이스북은 이틀간 자체 조사를 벌인 뒤 해킹 사실을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당시 해킹 영향을 받은 사용자 수가 500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르는 사용자를 포함해 약 9000만명의 사용자 계정을 강제 로그아웃하는 조처를 했다.

미 IT매체들은 페이스북이 애초 밝힌 것보다 실제 해킹당한 사용자 수가 적었지만, 해커들이 접근한 정보의 수준은 훨씬 더 심각했다고 보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