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실리콘밸리 그림자, '노숙자' 문제로 트위터-세일즈포스 CEO 설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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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시내 노숙자 문제는 지역 최대 현안이다.

지난 6월 선거 때 시장과 시의원들의 제1 공약이 노숙자 문제 해결일 정도다.

10여 년 동안의 실리콘밸리 번영으로 인해 집값과 생활비가 급등한 것이 노숙자 문제의 중요한 원인이라는 지적으로 인해 이 지역 테크기업들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진 못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노숙자 지원을 위해 대기업의 세금을 인상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 C'를 놓고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본사를 둔 대표적 기업인 트위터와 세일즈포스 최고경영자(CEO)가 정면으로 맞붙었다"고 전했다.

오는 11월 주민투표에 부칠 예정인 법안 C는 샌프란시스코 시에 본사를 둔 거대 기업들로부터 연간 총 3억 달러를 세금으로 거둬 '홈리스 위기'를 해소하는 데 사용토록 하자는 것이다.

이 법안은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단체들과 샌프란시스코 민주당, 낸시 펠로시 연방 하원의원 등이 주도적으로 추진해왔다.

그러나 런던 브리드 시장과 스콧 위너 주 상원의원 등은 "대기업들에 지나친 세금을 부과할 경우 이들이 샌프란시스코를 떠날 수 있다"면서 법안을 반대했다.

잭 도시 트위터 CEO는 12일 트위터를 통해 법안 C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도시 CEO는 "노숙자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법안 C가 최선의 방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브리드 시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출됐다. 나는 그녀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는 댓글에 "그와 그의 회사(트위터)가 그동안 우리 도시, 노숙자 프로그램, 공립 병원, 공립 학교 등에 정확히 얼마를 돌려주었느냐"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우리와 같은 큰 기술 회사들에 이 정도의 세금은 그리 큰 것이 아니다"면서 "사람들은 노숙자 지원을 위한 행동을 우리에게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위터는 샌프란시스코시가 기술 기업 유치를 위해 2011년 제정한 세제 혜택 프로그램으로 인해 그동안 거액의 법인세를 감면받아왔다.

이 세제 혜택은 도시 CEO가 '감면을 안 해주면 샌프란시스코 본사를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당시 샌프란시스코 시장이었던 애드 리를 압박해 얻어낸 것이어서 '트위터 세제 혜택'으로 불린다.

앞서 베니오프는 법안 C가 통과되면 그의 회사가 연간 1000만달러를 추가로 내야 하는 상황인데도, 개인적으로 200만달러를 더 내겠다면서 강력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었다.

한편 스트라이프의 패트릭 콜리전 CEO는 "마크는 매우 선의를 갖고 있지만, 나는 브리드 시장의 노숙자 문제 대처에 대한 경륜을 믿는다"며 도시 CEO의 편을 드는 등 대기업들이 이 법안을 놓고 분열하는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