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삼성전자, EUV 공정 완성… TSMC와 파운드리 왕좌놓고 '불꽃 경쟁'

삼성전자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주최한 삼성 테크 데이 2018에서 최주선 삼성전자 미주 지역총괄 부사장이 개회사를 하고있다.<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주최한 삼성 테크 데이 2018에서 최주선 삼성전자 미주 지역총괄 부사장이 개회사를 하고있다.<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17일(현지시간) 극자외선(EUV) 노광 기술을 활용한 파운드리 7나노(㎚) 공정 생산을 시작하면서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시장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업계 1위 대만 TSMC와 70조원 시장을 놓고 격돌한다. 공정 미세화부터 고객·장비 확보까지 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7나노 공정 생산으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양강체제로 올라설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까지 7나노 공정에 나서는 곳은 대만 TSMC뿐이다. 업계 2위 글로벌파운드리는 7나노 이하 공정을 포기했다. 공정이 미세화될수록 반도체 성능과 전력효율이 개선돼 시장 경쟁력이 크게 올라간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 6%로 4위에 그쳤다. 하지만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당장 올해부터 삼성전자 시장 비중이 12%를 기록, 2위로 올라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포함되지 않던 내부 물량이 집계된 영향이 크지만, 7나노 공정 생산으로 성장에 날개를 달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TSMC는 파운드리 거대 고객사인 애플, 퀄컴, AMD 등 기업 물량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TSMC가 차기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물량을 손에 쥐며 한발 앞섰다. 그러나 차세대 미세공정 핵심인 EUV 노광 기술을 적용한 것은 삼성전자가 최초다. 7나노 이하 미세공정 한계 돌파에 누구보다 앞섰다. TSMC도 내년 EUV 노광 공정을 적용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EUV 노광 장비 수급도 향후 시장 경쟁에 중요한 요소다. EUV 노광장비는 글로벌 장비기업인 ASML이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기술 난도가 높아 이른 시일 안에 다른 기업이 진입하기 어렵다. ASML은 2006년 시제품 생산 뒤 10년 넘도록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ASML은 EUV 장비 출하량을 올해 18대, 내년 30대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EUV 노광 공정에 사용되는 마스크·검사장비 등 소재·부품·장비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7나노 이후 미세 공정 경쟁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점진적으로 3나노 공정까지 구현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2019년 말 완공을 목표로 크기와 무게가 크게 증가한 EUV 노광 장비를 대량으로 수용할 수 있는 첨단라인을 화성캠퍼스에 구축하고 있다. TSMC는 내년 EUV 노광 기술을 적용해 5나노 공정 시범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EUV공정을 활용해 차세대 D램도 개발, 초고속·초고용량 D램 시장 수요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날 새로운 D램 솔루션 '256GB 3DS RDIMM'을 발표했다. 이 제품은 초고성능·초고용량 실시간 분석 등을 지원하는 차세대 플랫폼 개발에 최적화된 D램 솔루션이다. 지난해 양산을 시작한 업계 최대 용량 10나노급 16Gb DDR4 D램을 탑재, 기존 '128GB RDIMM'보다 용량을 2배 확대하고, 소비전력 효율은 30% 개선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