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2.7%로 하향..."고용부진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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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1개월째 금리를 1.50%로 동결시켰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7%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7%로 제시했다.

고용 부진이 7월 전망치를 내리게 한 데 이어 이번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은 연간 취업자 수 전망치도 당초 18만명에서 9만명으로 반 토막 났다.

한은 전망대로라면 올해 한국 경제는 2012년(2.3%) 이래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다.

한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2.7%로 하향..."고용부진 여파"

한국은행은 1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금리를 1.50%로 동결시켰다. 이날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2.7%로 0.2%P 내렸다. 1월과 4월 경제 전망에서 제시한 3.0%에서 7월 2.9%로, 마침내 2.7%까지 떨어졌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7%로, 당초 전망보다 0.1%P 낮췄다.

그러나 정작 의결문에서는 '견실한 성장세'라는 문구가 11개월 만에 삭제됐다. 8월 금통위까지만 해도 '국내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문구가 있었으나 '대체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 간 것으로 판단된다'는 문구로 교체됐다.

더 이상 경제성장세가 이전만 못하다는 금통위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발표한 '2018년 성장률 전망치(2.9%)'에 미치지 못했다. 고용 부진과 투자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

'사상 최악의 고용난'이 벌어진 7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5000명에 그친 데 이어 지난달 취업자 증가폭도 전월 대비 4만5000명 느는 데 그쳤다. 이에 한은도 올해 연간 취업자 수를 정부 목표치 절반 수준에 불과한 9만명으로 잡았다. 내년 연간 취업자 수는 16만명 안팎으로 제시했다.

정규일 한은 부총재보는 “올해 취업자 수 전망치를 내리게 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7월보다 하향 조정했다”면서 “구조조정 영향이 지속되면서 제조업에서조차 고용 부진이 발생했다. 제조업은 점차 완화되겠지만 서비스업 고용은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최근 설비투자가 6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투자 부진 장기화로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정보기술(IT) 제조업 설비투자는 반도체 중심으로 소폭 개선되겠지만 비 IT 제조업은 보호무역주의 영향을 받아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 투자는 신규 착공 부진, 입주 물량 확대, 수주 감소 등으로 조정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성장률이 6년 만에 가장 낮다는 지적에 정 부총재보는 “올해 미·중 무역 분쟁과 미국 통화정책 등 연초에 예상치 못한 불확실성 요소가 발생하면서 세계 경제 전망 자체가 하향 조정, (우리 경제가) 과거에 비해 급격하게 둔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