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IoT 종이팩 수거함…"버릴수록 주민 삶 풍요"

iot 종이팩 수거함.(사진=오이스터 에이블 제공)
iot 종이팩 수거함.(사진=오이스터 에이블 제공)

사물인터넷(IoT) 종이팩 수거함이 송파구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송파구청(구청장 박성수)은 2016년 처음 IoT 종이팩 수거함을 설치했다.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해 말 정식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14대가 운영 중이다. 대단지 아파트 위주로 배치됐다.

지역 주민 상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 종이팩을 버린 만큼 포인트로 돌려준다. 포인트는 유기농 우유로 바꿀 수 있다. 종이팩 10개를 버리면 1000원 상당 200ml 우유를 받는다. 매일유업의 유기농 유제품 브랜드 '상하목장'이 리워드 형태로 우유를 지원한다.

서비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크게 세 가지 절차로 나뉜다. 먼저 수거함 주변에 다가서면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스마트폰 알림이 뜬다. '오늘의 분리수거'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바코드를 불러낸 뒤 수거함에 스캔하면 본인인증이 완료된다. 이후 종이팩에 부착된 바코드를 태그, 수거함에 넣으면 포인트가 앱에 자동으로 쌓인다.

송파구청은 수거함 덕분에 종이팩 회수율을 20%에서 60%로 높였다. 기존에는 종이팩이 불특정 종이류 쓰레기와 함께 버려졌다. 이 때문에 인력, 시간을 들여 별도 분류 작업을 거쳐야 했다. 종이팩만 따로 모일 경우 양질의 재활용품을 생산하는 데 유리하다.

포인트가 공원을 짓는 데 사용되기도 했다. 송파구 오금동 일대 900평에 나무 450그루를 심었다. 2010년 태풍 '곤파스'로 피해를 본 곳이다. 송파구청은 향후 체육시설을 추가, 주민 편의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수거함은 지자체와 민간기업, 스타트업 노력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2016년 4월 문을 연 스타트업 오이스터 에이블(대표 배태관·염주용·이창희)이 수거함을 개발했다. 인공지능(AI), IoT 기술을 적용, 성능을 고도화했다. 태양광을 동력으로 작동한다.

스웨덴 무균팩 제조사 테드라팩, 상하목장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테드라팩은 수거함을 구입, 송파구청에 기증했다. 상하목장은 우유를 기부한다.

이종진 송파구청 자원순환과 팀장.(사진=송파구청 제공)
이종진 송파구청 자원순환과 팀장.(사진=송파구청 제공)

송파구청은 자원 재활용에 적극적이다. 의류수거함 780개를 배치했다. 올해 말에는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와 손잡고 빈 병 무인회수기를 설치한다. 서울시 자치구 중 최초다. 송파구에는 하루 평균 70톤 규모 쓰레기가 수거된다.

IoT 종이팩 수거함도 계속 늘린다. 박성수 송파구청장 의지가 반영됐다. 박 청장은 혁신 공무원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재활용 분야에서도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는다. 다만 자치구 예산만으로는 속도를 내기 어렵다. 송파구청은 정부, 민간과 협력을 강화해 한계를 극복할 방침이다.

이종진 송파구청 자원순환과 팀장은 “IoT 종이팩 수거함 설치 후 재활용에 대한 시민 인식이 크게 높아졌다”며 “환경을 보호하면 바로 피드백이 온다는 사실을 널리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