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기차시장 격돌...'2세대 승용차' vs'신형 SUV'

내년도 우리나라 전기차 시장이 구형 모델 기반의 '2세대 승용 전기차'와 '신형 스포츠유틸리티(SUV)형 전기차'로 크게 양분된다.

5000만원 이하 보급형 전기차 7종 가운데 4종이 구형 모델에 주행 성능을 크게 높인 부분변경 모델이 다수 출시되기 때문이다. 올해 물량 부족에도 국내 판매량 1·2위가 유력한 현대·기아차 신형 SUV 전기차와 시장 경쟁이 주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용량을 28㎾h에서 40㎾h로 늘린 신형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30㎾h에서 64㎾h로 두 배 더 늘린 기아차 신형 '쏘울EV'가 각각 내년 상반기에 국내 출시된다. 여기에 세계 30만대 가까이 팔린 닛산 '리프(2㎾h→40㎾h)' 2세대도 최근 한국 출시가 확정했다. 기존의 한국지엠 '볼트(BOLT)'와 르노삼성 'SM3 Z.E.'까지 5000만원 이하 전기차 모델은 최소 7종이 됐다.

기아차 신형 쏘울EV 2세대 모델 스파이샷 (출처=suvsandtrucks닷컴)
기아차 신형 쏘울EV 2세대 모델 스파이샷 (출처=suvsandtrucks닷컴)
내년에 한국 출시되는 닛산 리프 2세대.
내년에 한국 출시되는 닛산 리프 2세대.
올해 미국 판매를 시작한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1세대.
올해 미국 판매를 시작한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1세대.

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재규어 등도 각각 신형 전기차를 국내 출시할 예정이지만, 가격대가 최소 6000만원대에서 1억원이 넘는 고가 차량이다.

SM3 Z.E.를 제외하고 이들 6개 모델은 모두 2014~2016년 출시 차량으로 과거 모델 부족한 단점을 채운 게 특징이다. 배터리 용량을 두 배가량 키워 한번 충전에 따른 주행거리가 최소 300㎞ 이상이다. 또한 이들 차량은 전방충돌방지보조(FCA)·차로이탈방지보조(LKA)·고속도로주행보조(HDA) 등 안전 및 첨단 주행 보조 기능을 장착해 최신형 신차 못지 않은 성능을 지녔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5000만원 이하 보급형 차량이 전체 시장 90% 이상을 차지함에 따라 이들 7개 모델이 내년도 시장에 주류가 될 전망이다. 다수 장거리형 승용 전기차가 출시됨에 따라 국내 전기택시 시장도 본격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 전기차 시장은 5000만원 이하 보급형 모델 위주로 성장해왔다”며 “보급형 7종 중에 국내 생산이 4종, 국내 브랜드가 6종이라 국내 자동차 산업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르노 본사 측과 유럽 판매량 1위인 르노 '조에(ZOE) 2세대'의 국내 판매를 검토 중이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