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상승 반영 못해 車보험 손해율 악화…"현실화 필요해"

원가 상승 반영 못해 車보험 손해율 악화…"현실화 필요해"

보험금 원가의 상승 폭이 매년 오르고 있지만, 자동차 보험료는 하락하면서 손해보험사 차 보험 손해율 악화가 심화하고 있다. 이에 원가를 반영한 차 보험료 현실화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8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보험금 원가변동과 자동차보험료 조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6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손보사 자동차 보험은 올해 상반기 11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보험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면서 보험회사들은 경쟁적으로 보험료 인하에 나섰다. 실제 대형 손보사 3곳은 2016년 12월 31일, 2017년 8월 6일과 16일, 지난해 6월 1일 각각 최소 0.8%에서 최대 2.7% 보험료를 인하했다.

하지만 보험금 원가인 진료비와 자동차 수리비 등이 상승하면서 손해액은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손보사 차 보험료 발생손해액은 6조1405억원으로 전년동기(5조7929억원) 대비 3476억원 상승했다. 이 기간 사업비가 1조3908억원으로 전년동기(1조4289억원) 대비 381억원 감소했다. 인터넷가입 등이 늘면서 사업비는 줄어들고 있지만, 보험료를 구성하는 원가가 급상승하면서 손해액이 커졌다.

보험 원가는 지속 상승하고 있다. 2013년부터 입원진료비, 한방진료비, 외래진료비 등이 매년 인상하고 있고, 자동차 수리비 역시 상승 폭이 확대되고 있다.

손보사의 자동차 보험 손해율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81.7%로 지난해 상반기(77.8%) 대비 3.9%포인트(P) 상승했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보험금 원가 상승, 혹은 사고건수 증가로 인한 지급 보험금(발생손해액) 증가가 발생(손해율 상승)한 후 자동차 보험료가 그에 상응하게 조정돼야 손해율과 보험회사의 경영성과가 안정되는 효과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는 보험금의 원가 상승이 제한적으로 반영되는 우리나라의 보험 제도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 보험료는 보험금 원가 상승으로 인한 손해율 상승을 제한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이런 현상이 보험료 자율화 이전인 2001년 이전에도 관측됐고 자율화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 연구위원은 “보험금 원가 상승요인이 자동차 보험료에 제한적으로 반영될 경우, 소비자물가 안정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 악화와 소비자와의 갈등 확대 등으로 장기적인 자동차보험 공급불안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