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보다 실속" 용량·크기 줄인 소형가전으로 틈새 공략

국내 중견·중소가전사가 내놓은 소형가전으로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1인 가구에 따른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한편 대기업 주력 제품과 경쟁을 피하면서 매출을 올린다는 전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중견가전사 소형가전 매출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쿠쿠 3인용 전기밥솥인 에코소형 올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쿠첸이 내놓은 3.5인용 밥솥 판매량은 2015~2017년 3년 평균 성장률 16% 상승했다. 두 제품 모두 1~2인 소형 가구를 겨냥한 소형 밥솥이다.

웅진렌탈이 지난달 초 출시한 조약돌 정수기 미니.
웅진렌탈이 지난달 초 출시한 조약돌 정수기 미니.

웅진렌탈이 지난달 출시한 '조약돌정수기미니' 판매량이 현재까지 1500여대를 넘겼다. 초반 판매속도를 봤을 때 시장 반응이 괜찮다. 1인 가구에서 적합한 초소형 정수기 수요를 공략했다. 폭 12㎝에 전원을 따로 꽂을 필요가 없어 공간 제약을 최소화했다.

대우전자 소형 의류건조기 미니
대우전자 소형 의류건조기 미니

대우전자가 소형 의류건조기 '미니'를 출시한 것도 1인 가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해당 제품은 건조용량이 3㎏으로 빨래량이 적은 1인 가구에 적합하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14㎏급 대형건조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지난달 의류건조기를 처음 내놓은 중견가전사 위닉스도 8㎏ 용량 제품을 내놓으면서 스몰 사이즈 경쟁에 합류했다.

소형가전은 중소·중견가전 업계 틈새시장으로 꼽힌다. 대기업은 냉장고, 의류건조기 대용량화에 집중하면서 중·대형 가전을 중심으로 제품을 전개하고 있다. 중소·중견사는 소형가전을 실속형 제품으로 분류, 불필요한 부가기능을 제외하면서 가격 장벽도 낮췄다. 체급이 다른 대기업 동일 제품과 직접 경쟁은 피하면서 틈새 수요를 공략하는 전략이다.

중견가전사 관계자는 “소형가전 분야는 대기업이 집중하기엔 충분한 시장 규모가 아니다”라며 “중견기업은 다양한 소형 제품으로 틈새 가전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렌털업계 관계자도 “1인 가구 증가는 가성비와 가심비 등 합리적 소비를 중심으로 시장 흐름을 바꿨다”면서 “공간 활용성과 필수 기능, 합리적 가격을 갖춘 소형 제품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가구는 28.6%(약 562만명)다. 1995년 164만 가구보다 세 배 이상 늘었다. 2020년에는 600만 가구를 넘어 전체 가구의 약 30%를 차지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