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혁신성장 원동력은 글로벌 경쟁력 갖춘 산업기술 우수 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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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단상]혁신성장 원동력은 글로벌 경쟁력 갖춘 산업기술 우수 인력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 한 축인 '혁신 성장'은 기업 신기술 투자와 벤처창업 등으로 경제 성장 및 일자리 창출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AI), 스마트공장, 스마트팜, 핀테크, 재생에너지, 스마트시티, 드론, 미래차 8대 핵심 사업으로 2022년까지 일자리 30만개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혁신성장본부를 출범시켜 규제 개선, 투자 지원 강화, 인재 양성 등 속도 향상을 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당장 눈에 띄는 성과는 나타내지 않지만 중장기 성장 모멘텀 확보를 위해 꾸준한 지원이 필요한 것이 '전문 인력' 양성이다.

몇년 전 모 공대 교수가 저서를 통해 우리나라 대학 교육에서 부족한 부분은 실행 역량이 아니라 개념 설계 역량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부분은 필자도 공감한다.

신산업 분야 혁신 성장을 위해 해외에서 들여온 고가 장비나 최신 기술을 매뉴얼대로 활용하는 것은 능숙하지만 그러한 장비나 기술을 만들어 낼 창의 설계 역량은 부족하다. 컴퓨터를 예로 들면 슈퍼컴퓨터를 막대한 금액을 들여서 구축했지만 성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SW)가 없다. 또 이 SW를 개발할 수 있는 엔지니어가 없어 일반 고성능 데스크톱 컴퓨터를 구매한 것보다 못한 셈이 된다.

하드웨어(HW)와 SW 간 융·복합 기술이 중요한 혁신 성장 분야는 HW에 맞는 응용 SW 개발과 실증 데이터 확보 여부가 중요하다. 이는 국내 교육 인프라로는 아직 제공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서 국내 석·박사급 인력이 개념 설계 역량 배양을 위해 글로벌 선진 사례를 해외에서 체득하고 이를 국내에 확산시켜야 한다. 혁신 성장에 반드시 필요한 전략이다.

가까운 중국을 예로 들면 2017년 한 해 해외 유학생이 60만8400명에 달했다. 전년 대비 11.7% 증가한 수준이다. 반면에 한국인 해외 유학생은 같은 해 약 24만명이었다. 중국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이다. 정점을 찍은 2011년 26만명보다 2만여명 감소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해외 유학생의 귀국 비율 차이다. 중국은 2008년부터 중국계 해외 석학을 영입하는 '천인계획'을 차근차근 실행, 10년 만에 고급 과학기술 인재 1만명을 유치했다. 주요 도시에 유학생 귀국단지를 조성, 신산업 분야 창업기업을 인큐베이팅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3년 해외 유학생 귀국 비율이 85%에 이른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반면에 우리나라 박사 학위 소지자 가운데 해외 학위 소지자 비중은 10%도 되지 않고, 이마저도 점점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중국에서는 해외로 진출해 최신 기술과 사업화 노하우를 배운 유학생이 자국으로 돌아와 기술 발전에 기여함으로써 드론, 전기차, AI, 우주항공 등 신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에서 매년 600만개 기업이 창업하고, 창업한 지 10년 안 된 회사 가치가 10억달러를 넘긴 '유니콘 기업'이 64개나 된다. 글로벌 경험을 보유한 핵심 인재 확보를 위한 꾸준한 투자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다.

우리 정부가 지난 8월 발표한 혁신 성장 투자 전략 가운데 '1만 혁신 인재 양성'의 일환으로 해외 유명 연구소·기업·대학 등과 공동 프로젝트를 지원, 글로벌 핵심 인재 양성을 추진하는 것은 시의적절한 정책이다.

1980년대 반도체 신화를 이끌던 핵심 인력은 정부가 국비 장학생으로 미국에 유학을 보낸 인재들이었다.

이와 유사하게 뛰어난 연구 역량을 보유한 국내 석·박사 학생들이 세계 각국에서 모인 글로벌 수준 인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연구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이 귀국해서 국내 기업 혁신 성장을 이끄는 미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지원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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